한은, 올해 성장률 3.1%...0.3%p 하향 조정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1.0%포인트 낮춰

2016-04-09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1.9%에서 0%대인 0.9%로 낮췄다.

그러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런 수정 전망치를 3월 기준금리 인하에 반영했다면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소극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이 총재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 수정 경제전망을 밝혔다.

이 총재는 성장률 하향 조정 배경에 대해 "2014년 국내총생산(GDP)이 다시 집계됐고, 특히 지난 4분기 실적치가 예상보다 부진했다는 데 주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물가상승률 조정에 대해서는 "1분기 실적치가 낮아진 점, 국제유가가 지난번 예상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경제전망은 3월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때 예상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어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을 포함해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했고 그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성장·물가 전망치가 낮아졌지만 3월에 이를 예상해 기준금리를 낮춘 점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가계 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한은이 이날 3%대 초반으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것이란 전망은 이미 충분히 예고돼 있었다.

이에 앞서 이 총재는 지난달 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과 물가가 애초 전망 경로를 상당 폭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며 전망치 하향 조정을 예고했다.

이날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는 외국계 투자은행(IB)을 제외하면 정부나 다른 예측기관의 전망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1년에 네 차례 경제 전망치를 제시한다.

2015년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4월 발표 때 4.2%에서 4.0%(7월)→3.9%(10월)→3.4%(올해 1월)로 발표 때마다 낮아졌다.

지난 1년 동안 2015년 성장률 전망치를 1.1%포인트나 낮춘 셈이다.

한편 이날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서는 1명의 위원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