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찾기' '제값 받기'등 두 가지 목적 달성해야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시한이 늦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3월 이전이라도 적절한 매수자가 나타나면 협상할 수 있지만 법상 1년이 채 남지 않은 시한을 연장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협상하겠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4일 "정부의 우리금융 민영화 방침은 변함 없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에 규정된 우리금융의 매각 시한 조항을 개정해 법적 시한에 쫓겨 졸속 매각이 되지 않도록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우리금융의 설립 당시부터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우리금융을 민영화한다'는 원칙을 거듭 천명해 왔으나 명확한 시한은 설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001년 제정된 금융지주회사법은 부칙 6조에서 '정부가 금융지주회사의 지배주주가 되는 경우 정부는 보유 주식을 단계적으로 3년 내에 처분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며 이 기간 내에 처분하지 못하면 그 다음 1년 이내에 잔여 보유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고 법적 매각 시한을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매각 시한은 원칙적으로 이미 지난달에 끝났으며 추가 시한도 1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그동안 선택적 교환사채 발행,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 등의 방법으로 지분을 조금씩 매각해왔지만 우리, 경남, 광주은행에 카드, 증권 등 대형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데다 자본금만 3조9천억원에 육박하는 거대 금융지주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할 마땅한 상대를 찾지 못해 매각 작업이 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매각 시한에 얽매이지 않고 차근차근 추진해야 '적정한 주인찾기'와 '제값 받기'의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그러나 "이 조항을 폐지해 시한을 아예 두지 않을 지, 아니면 시한을 연장하는 형태로 할 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에 앞서 황영기 우리금융 회장도 지난달 25일 "내일 당장 파는 것보다 기업가치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며 조금 더 시간을 주면 국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해 매각 시한을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정부는 그러나 매각 시한 연장과 별도로 방카슈랑스 업무 제휴를 위해 삼성생명에 3%의 지분 매각하는 것과 DR을 발행하는 것은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