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신화’ 한샘의 두 얼굴

자회사 일감몰아주기로 오너일가 곳간 채워 성장 '빈축'

2015-04-09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가구업계 최초로 매출 ‘1조 신화’를 쓴 한샘의 성장 이면에 그늘이 깔렸다.9일 업계에 따르면, 장기불황에도 선방중인 한샘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3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31.6% 증가했다. 이어 영업이익은 38.3% 늘어난 1104억원, 순이익은 45.5% 증가한 893억원을 올리며 탄탄한 기반을 구축 중이다.지난 2013년 처음으로 1조 신호탄을 쏘아올린 이 회사는 특히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에도 대부분의 기업들이 긴축경영에 들어간 것과는 달리 기업 규모를 매출 1000억원대에서 40000억원대로 늘리며 도약, 국내 주거문화 혁신에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왔다.그러나 한샘의 나홀로 성장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 중소상인들과의 상생은 외면한 채 ‘자회사 일감몰아주기’로 오너일가의 곳간만 채웠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한국인조석가공업협동조합은 지난 달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샘이 내부거래를 통해 사익을 추구하면서 소상공인 영역에 침투해 연관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고 폭로했다.조합에 따르면 한샘이펙스는 한샘의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2013년 매출액 614억원에서 지난해 1000억원 가량으로 한 해 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한샘이펙스의 지분은 최양하 회장이 41.28%, 한샘 창업주인 조창걸 회장이 5%, 조 명예회장의 장녀 조은영씨가 35.52%, 강승수 한샘 부사장이 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조합은 “최근 5년간 한샘이펙스가 한샘으로부터 끌어올린 매출 규모는 2010년 202억원, 2011년 260억원, 2012년 264억원, 2013년 286억원, 2014년 337억원”이라며 “한때 최대 70% 가까운 내부거래 매출 비중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한샘이펙스는 또 지난 2010년에 95%, 2011년에 55%의 고배당을 실시, 최 회장과 조은영씨에게 수십억원의 이익을 안겨줬다는 주장도 펼쳤다.맹성국 인조석가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가구기업 1위인 한샘이 업계 맏형으로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와 전면전에 나서면서도, 뒤로는 영세 사업자들의 밥그릇 빼앗기에 혈안이 돼있다”고 비판했다.여기에 또 이케아와의 차별화로 품질력을 강조해온 한샘이 중국 저가제품 대량공급 등으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했다.맹 이사장은 “최근에는 중국 저가 인조대리석 원료로 만든 제품(한샘스톤)을 고품질 제품으로 둔갑시키기도 했다”고 토로했다.이케아의 공습 속에도 입지를 공고히 다지며 승승장구 중인 한샘이 밖으로는 계열사 일각몰아주기로 고배당 논란 등을 야기시고 있어 일각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 기조인 경제민주화를 역행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팽배하다.업계 관계자는 “이케아 공습속에서도 안정된 매출을 올리고 있는 한샘이 가구시장의 맏형으로써 상생의 의지없이 오히려 오너일가의 곳간만 채우며 외형을 키우려는 모습이 아쉽다”고 전했다.한샘 관계자는 “한샘이펙스와의 내부거래는 점차 줄고 있는 상황이며, 소상공인들 역시 가격과 품질력을 동반한 경쟁력있는 제품을 가지고 오면 당연히 그들에게도 기회가 열려있다”며 “품질력을 우선하는 회사가 이펙스에만 일감을 몰아줄리 없다”고 반박했다.관계자는 또 “리바트, 에넥스, 까사미아 등 경영진들과의 모임을 통해 가구업계 발전을 도모하는 한편, 가구인테리어 유통기업으로서 국내 제조업체외 상생을 통해 성장,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