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쇼핑몰, 홍대·건대로 모인다

2016-04-12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최근 백화점 등 기존 유통채널에 싫증난 10∼30대 소비자를 겨냥한 복합 쇼핑몰이 홍대와 건대 부근으로 몰리며 새로운 ‘핫 플레이스’를 조성하고 있다.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애경은 지하철 홍대입구역(마포구 동교동) 인근에 복합쇼핑타운인 AK앤(AK&)을 열기로 하고 이르면 올해 6월 착공한다.애경은 지하철 2호선과 경의선·공항철도가 만나는 홍대입구역 4번출구 앞 2만800m² 부지에 17층짜리 건물을 지어 쇼핑몰 AK앤과 310개 객실을 갖춘 특2급 비즈니스호텔을 입주시킬 계획이다.서울시 디자인지원센터·마포구 보육센터 등 공익시설이 들어서는 5층짜리 건물도 옆에 함께 짓는다.애경은 메세나폴리스 등 상업시설이 늘어나면서 홍대 앞과 합정역 상권이 조금씩 활기를 찾고 있어 AK앤이 10∼30대 고객을 대거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서울메트로가 지난해 지하철 1∼4호선 이용객을 분석한 결과 상업시설이 늘고 있는 2호선 홍대입구역과 합정역의 하루 평균 이용객이 1년 사이 약 9600명과 5400명씩 급증해 증가폭이 가장 큰 역 1, 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홍대입구역은 이용객 수에서도 강남역(하루 평균 약 13만5600명)에 이어 2위(10만7300명)였다.

이에 비해 2000년대 초반 인기가 높았던 삼성역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코엑스몰이 리모델링하면서 하루 평균 이용객이 가장 많이 감소(4000명가량)했다.애경 관계자는 “올해 6월 이후 착공해 2018년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유동인구가 계속 늘고 있는 홍대 인근이 젊은 층의 유행을 선도하며 뜨는 지역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건대 인근에도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는 쇼핑몰이 들어서고 있다.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이달 10일 지하철 건대입구역과 성수사거리 사이에 컨테이너 200개를 쌓아 만든 팝업 쇼핑몰 ‘커먼 그라운드’를 열었다.커먼 그라운드에는 연예인 쇼핑몰의 원조격인 방송인 김준희의 에바주니, 슬로바키아 운동화 브랜드 노베스타, 캡 브랜드 뉴에라 등 56개의 패션 브랜드가 들어섰다.눈에 띄는 점은 입점 매장 대부분 백화점 등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스트리트 브랜드나 인터넷 쇼핑몰 브랜드라는 점이다.복합 쇼핑몰에서 빠질 수 없는 식음료 브랜드 또한 대형 프랜차이즈보다는 홍대·이태원·건대 인근에서 이름을 날린 ‘동네 맛집’ 등으로 채워졌다.2010년 건대입구역 부근에 일찌감치 ‘스타시티점’을 열었던 롯데백화점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당시 광진구와 인근 성동구 내 첫 백화점이었던 스타시티점은 편집매장과 제조·유통일괄형(SPA)브랜드, 스트리트 브랜드 등 젊은 층의 기호에 맞는 차별화된 구성(MD)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특히 경기침체로 백화점 업계의 매출이 역신장한 지난해에도 스타시티점의 여성 캐주얼 브랜드 매출은 2013년보다 59.0% 급증했다.업계에서는 최근 고가 수입브랜드 제품의 해외 직접구매가 늘고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하면서 백화점 등 기존 유통채널을 통해서는 큰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로 국가통계포털 자료를 보면 지난해 백화점과 전문소매점의 매출은 2013년보다 각각 1.6%와 1.3% 줄어든 반면 온라인쇼핑몰 매출은 16.3% 급증했다.이 때문에 유통업체들은 젊은 층이 많이 찾는 곳에 쇼핑·문화생활·식사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놀이 공간’ 개념의 복합쇼핑몰을 짓고 있다.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데다 10∼30대의 패션 트렌드나 소비 패턴 변화 속도가 워낙 빨라 백화점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패션부문이 부진하다”며 “이제는 쇼핑시설을 문화·여가공간이나 맛집과 결합하는 것이 대세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