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난민' 대비해야…근로·복지 체계 개편 필요

2016-04-12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노후 난민화가 전개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12일 보험연구원이 조사한 ‘노후 난민화 가능성 검토와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7년 고령사회가 된 후 9년 만인 2026년에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노후 난민화란 고령자가 노후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의식주 등 기본생활을 해나가지 못하거나 가족, 사회에서 소외돼 일상생활에 곤란을 겪는 상황을 뜻하는 말이다.보고서는 “2010년 일본에서 노인의 고립사가 늘어나면서 처음으로 노후 난민 문제가 제기됐다”며 “일본에서는 효에 대한 의식변화와 함께 무소득 고령층이 증가하면서 노후 난민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문제는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고령화속도가 빠르고 베이비부머 세대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다가올 노후 난민의 도래 속도와 강도는 일본에 비해 클 것으로 예상된다.노인가구가 되면서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2011년 기준 고소득층 2.4%, 중산층 25.4%가 노인 가구가 되면서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보고서는 “노인 빈곤율은 2007년 44.6%, 2009년 47.0%, 2011년 48.6%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노인 빈곤율의 3배를 초과한다”고 지적했다.이는 노인가구가 노후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기에 퇴직하고 국민연금 중 노령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수령액이 2014년 말 기준으로 월 33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기 때문이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의료비가 늘어나 노후자산이 부족해진다.아울러 가족에게서 고립돼 생활하는 노인세대도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보고서는 "설문조사결과 노부모를 자녀가 부양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중은 2002년 70.7%에서 감소 추세를 보여 2014년 31.7%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고령층의 노후 난민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들 세대가 은퇴하기 전에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강성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장년층에 대한 근로·복지체계를 개편해 대비하고 민영보장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스스로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일자리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그는 또 "노후 난민의 우려가 있는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을 발굴하고 이들의 교류를 강화함으로써 사전ㆍ예방적 대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