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계륵'된 사연은?
2011-02-11 윤희은 기자
하이닉스 3차 인수의향서 추가 접수 마감을 하루 앞둔 11일까지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꾸준히 거론된 LG와 효성, 한화 등도 "의사가 없다"고 못 박은 상황이라 인수할 만한 곳은 그나마 삼성이 희망적이다.
국내 최정상 반도체 업체 중 하나인 하이닉스반도체의 매각작업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가장 큰 배경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특성 때문이다.
정보기술(IT) 산업의 '씨앗'으로 불리우는 메모리 반도체는 경기사이클의 굴곡이 매우 크다. 경기가 호황일 때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만 침체기에는 엄청난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경기가 어렵다고 메모리 사업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하다간 시장에서 도태되기 십상이다. 경기 부침에 워낙 민감한 산업인데다, 불황에도 3~4조 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감당할 능력도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해서인지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몇 차례 경영설명회에서 "하이닉스는 내부적으로 (불안정한) 반도체 사이클을 스스로 흡수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꿀단지'"라며 적극적 '세일즈'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조용했다.
최근 불거진 기술유출 사태 역시 하이닉스 매각에는 악재다. 어떤 형태로든 하이닉스의 '브랜드 가치'에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하이닉스는 매력적인 기업이다. 게다가 최근 삼성전자보다 먼저 20나노급 낸드플래시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는 등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이 전 세계 어느 메모리 업체보다도 뛰어나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
하지만 하이닉스의 이 같은 높은 경쟁력이 어느 순간 버리기도 아깝고 먹기도 버거운 '계륵'이 됐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