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 공장 증설...'팔도 꼬꼬면' 꼴 날까
해태 “감자칩 트렌드 완전히 바뀌었다”
[매일일보 박예슬 기자]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생산 공장이 증설되기로 하면서 ‘허니버터 열풍’이 계속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지난 8일 강원도 원주시 문막공장 인근에 허니버터칩 생산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신규 공장 가동은 내년 2~3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새로운 생산 공장이 완공될 경우 현재 매월 75억원 정도의 허니버터칩 공급량이 최대 150억원으로 두 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해태제과의 결정에 대해 '팔도 꼬꼬면의 전철을 밟게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서 팔도는 지난 2011년 ‘흰 국물 라면’ 열풍을 일으킬 만큼 꼬꼬면의 인기가 치솟자 500억원을 들여 라면 공장을 증설하고, 급기야 팔도는 자체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 하에 한국야쿠르트에서 분사를 결정했다. 현재의 ‘허니버터’ 아류작들과 같이 경쟁사들은 ‘나가사끼 짬뽕’, ‘기스면’ 등 흰 국물 라면을 잇따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흰 국물 트렌드는 사라지고, 꼬꼬면을 비롯한 제품들은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졌다. 현재의 ‘허니’ 열풍도 이러한 양상을 띄게 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
물론 해태제과의 입장은 다르다. 허니버터칩을 ‘반짝 인기’를 누리는 제품이 아닌, 오래도록 사랑받는 ‘장수 제품’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흔히 20년 이상 꾸준한 인기를 누려 온 제품을 장수 제품이라고 한다. 이같은 장수 제품들의 특징은 ‘질리지 않는 맛’과 ‘독자적인 기술’을 가졌다는 것.
특히 농심은 장수 제품이 많기로 유명하다. 1971년 출시된 ‘큰형님’ 새우깡을 시작으로 꿀꽈배기(1972년 출시), 양파링(1979년 출시) 등도 30년 이상 ‘국민과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대표 제품인 새우깡은 물리지 않고 부드러워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제품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다”며 “양파링도 한국인이 누구나 부담없이 즐기는 야채인 양파 고유의 풍미를 살려 관심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의 ‘초코파이’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대표 장수 제품이다. 1974년 출시 이후 40년 넘게 ‘국민 파이’로 사랑받아왔고, 세계 60여개국에 진출하며 과자 한류를 일으키기도 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일반 비스킷과 달리 특수한 배합과 제조과정을 거쳐서,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맛을 만들어낸 게 오랜 인기를 누린 비결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태제과 관계자는 “꼬꼬면의 경우에는 당시 라면시장을 선도하고 있던 농심 등에서 ‘미투’제품을 내지 않은 것과 달리 이번에는 수미칩, 포카칩 등에서도 미투 제품을 내고 있는 만큼 트렌드 자체가 바뀌었다고 본다”며 “감자칩 시장의 트렌드가 기존의 ‘짠맛’에서 허니버터칩처럼 ‘달콤한 맛’으로 바뀐 만큼 앞으로도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