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한국경제, 코스피 2100 돌파 vs. 3%대 저성장

경제주체 심리 부진에 성장동력 둔화

2016-04-15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한국의 증시와 부동산 등 자본 시장은 완연한 봄기운을 느끼고 있지만 실물경제에는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코스피가 2100선을 돌파한 이후에도 강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증시를 뒷받침해야 할 펀더멘탈은 힘이 빠지고 있다.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이번까지 두 차례 연속이다.지난해 10월 당시 올해 한국 경제가 4.0% 성장한다던 IMF는 지난 2월 전망치를 3.7%로 하향 조정한 지 두 달 만에 다시 3.3%로 내렸다. 6개월 동안 0.7%포인트나 낮췄다.IMF는 추가 하향 가능성도 열어뒀다.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정부가 계속해서 확장적 경제정책을 유지하고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교역 조건이 좋아진다는 전제 아래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IMF는 언급했다.IMF는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 부진으로 한국의 성장 모멘텀이 다소 약해진 것으로 분석했다.민간의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3월에 98을 기록해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경제심리지수 추락은 각종 지표의 부진을 반영하고 있다. 올해 1∼2월 중 광공업 생산 및 출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와 0.9% 각각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민간 소비는 1.1% 증가했지만 지난해 전체 월평균 증가율 1.7%보다 낮다.디플레이션(Deflation) 우려도 커지고 있다. IMF는 이번 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5%로 대폭 낮췄다. 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 0.9%포인트 낮은 수준이다.한국은행도 최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0.9%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1월 전망치에서 무려 1.0%포인트 낮아졌다.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수출의 감소세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이어지고 흑자폭도 큰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입 감소폭이 수출 감소폭보다 큰데 따른 ‘불황형 흑자’ 구조를 보이고 있다.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한국의 올 1분기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았다”며 “IMF가 한국의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더 하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