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지정병원 건강 기록 요구에 취준생들 ‘속앓이’
은행별 다른 병원 기록 요구...“엑스레이만 두 달 간 4번”
2016-04-16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시중은행들이 채용 과정에서 각기 다른 지정병원을 설정해 두고 해당 지정병원에서의 건강 기록만을 요구하면서 은행권 취업 준비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들은 상반기와 하반기 공채 과정에서 대부분 건강검진 기록을 요구하고 있다.농협은행의 경우 예외적으로 면접장에 지정병원 의사가 직접 찾아와 검진을 실시하고 있지만 그 외 은행들은 일정 기간 동안 지원자들이 지정병원에 들러 검진을 받는 형식이다.그러나 문제는 개별 은행들이 설정한 지정병원이 모두 다르다는 점에 있다.중복 지원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 은행권 취업 준비생들의 경우 지정병원제도로 인해 공채 기간 동안 거의 같은 항목의 검진을 수차례 받게 된다는 것이다.한 은행권 취업 준비생은 “보통 최종 면접 때 은행이 지정한 곳에서 건강검진을 해야 하는데 지난해 하반기 공채 시즌 두 달 여 동안 엑스레이만 4번 넘게 찍어야 했다”며 “한 곳에만 지원에 그곳에서 바로 합격 소식을 듣는 경우가 오히려 드물어 같은 스터디 그룹 내 팀원들도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실제 최근 공채를 진행한 기업은행은 서울의 경우 강남과 종로에 각각 한 곳씩, 그 외에는 각 지방 주요 거점에 한 곳씩 지정병원을 설정해 두고 지원자들에게 해당 병원에서만 건강검진을 받도록 했다.신한은행 역시 전국적으로 10여 곳의 지정병원을 두고 일주일가량의 기간 내 검진을 받도록 했다. 국민은행은 전국 16개의 지정병원을 두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70여군대의 한국의학연구소 검진 채결 병원과 제휴를 맺고 지정병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하나은행의 경우 하나로 의료재단이라는 지정병원을 설정해 전국 지원자들의 건강검진을 모두 이곳에서 진행하고 있다.이에 은행들은 검진 항목이 병원마다 달라 어쩔 수 없고 비용도 부담하고 있는 만큼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마다 요구하는 검진 항목이 다르고, 또 개별 병원마다 시행할 수 있는 검진 내용이 달라 지정병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검진료를 은행 측에서 내 주고 있기 때문에 제휴를 맺은 병원을 설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은행권 취준생들은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한 은행권 취업 준비생은 “몇 곳의 은행 채용 과정에서 검진을 받았지만 사실 검사 항목은 거의 비슷했다”며 “건강검진 서류를 기한을 정해놓고 이곳저곳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도입하면 오히려 은행권 전반적인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