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역풍 ‘정운찬 호’ 폭풍전야

변양균 장관 “정 총장 겨냥 1차적 책임 서울대에 있는 것”

2007-01-15     김상영 기자
보고서 “배반포 등 독창성” 인정, 정 위원장 기술력 폄하

[매일일보=김상영 기자]지난 10일 황우석 교수팀의 배우줄기세포 진위 논란에 대한 서울대 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의 최종 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조사위의 최종보고서 내용이 ‘과연 진실한갗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조사위 정명희 위원장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황우석 박사의 논문은 조작됐으며 배아줄기세포는 전혀 없었다”는 결과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조사위 발표 내용과 최종 보고서에 실린 일부 내용이 서로 다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조사위에 대한 신뢰가 급속히 추락했다.

정 위원장이 황 교수팀의 배반포 형성기술에 대해 독보적 기술로도 인정할 수 없다고 평가 절하했지만 최종보고서 내용은 황 교수팀의 독창적인 기술을 인정한다고 언급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최종보고서는 체세포 줄기세포가 처녀(단성)생식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지만 황 교수를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이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 조사위의 신뢰성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과 과학자들은 이런 사실로 미뤄볼 때 이미 조사위는 황 교수 관련 조사의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한 네티즌은 배반포 형성이라는 독보적인 기술 자체도 깎아 내리려는 부정적인 시각에서 황 박사팀의 논문 조작 및 원천기술을 검증했으니, 그 결과야 뻔 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변양균, 서울대 1차 책임 져야

조사위 최종 조사 결과 발표가 있은 다음날인 11일 기자회견에 나선 서울대 정운창 총장도 구설수에 올랐다.
이날 정 총장은 황 교수 사태와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우리 사회의 자성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이에 대해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은 “정 총장의 발표문을 읽었는데 사과라기 보다는 ‘다같이 반성하자.’는 대국민 훈육·훈계조로 사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정 총장을 겨냥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변 장관은 “정 총장의 얘기가 논리적·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황 교수 사태의 책임은 누가 뭐래도 1차적으로 서울대에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황 교수 연구와 관련해 서울대 총장과 과학재단이 계약서에 직접 서명하고 서울대가 연구비 일부를 관리비 명목으로 가져가는 만큼 연구과정 등을 점검하는 것도 대학에 우선적으로 책임이 있다”면서 “황 교수가 잘못을 저질렀는데, 총장이 남의 일처럼 사과하는 것은 공인으로서, 책임 있는 장으로서 취할 행동이 아니며, 모른다고 면책되는 것도 아니다”고 꼬집었다.
특히 “”고 꼬집었다.

이처럼 조사위의 최종보고서 발표 이후 오히려 서울대의 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사이버 상에서는 ‘서울대 조사위 특검하라’ ‘정운창 총장은 즉각 사퇴하라’ 등등의 서울대를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라 게재되는 등 오히려 역풍을 맞는 분위기다,

생명공학자의 한 사람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조사위의 최종보고서 발표가 오히려 줄기세포 진위 논란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키는 꼴이 됐다면서 조사위측에 공개 질의를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과학적 사건에 대한 조사가 너무 서둘러서 진행된다는 생각을 가진 생명공학자의 한사람으로서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발표내용 중에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 부분이 있다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공개질의 했다.

첫번째, 2004년 논문에서 발표한 줄기세포1번이 처녀생식이라고 발표하셨는데, 처녀생식에 관한 국제적인 콘센서스를 바꿔야할 획기적인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총 24개의 유전자 마커를 사용해서 분석했을 때 24개의 피크만이 관찰 될 때 처녀생식의 가능성이 높고, 그 2배수인 48개의 피크가 관찰될 때, 핵이식의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결과는 40여개의 피크가 관찰 되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무슨 근거로 처녀생식이라고 정의했는지 의문이다.

40개의 피크라는 것만으로는 처녀생식의 가능성 보다는 체세포 핵이식의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한 체세포제공자가 정확히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추정만으로 그 사람의 피크와 비교했다고 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두번째, 사용한 난자수의 문제. 조사위의 발표에서는 무조건 많이 썼다고만 했는데, 너무나도 당연한 것을 마치 엄청난 것을 발견한양 발표한 이유가 궁금하다. 모든 실험에서는 예비실험을 한다. 그리고 그 예비실험이 훨씬 더 많은 재료가 들 수도 있고, 조건을 잡기위해서 더 심한 고생을 해 봤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성공을 하게 되면 그 다음 부터는 똑같은 조건으로 실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걸 논문에 기재 한다. 그렇다면 난자수는 논문에 발표된 것 보다 당연히 많아야만 정상이 아닌가? 오히려 적다면 고의적인 조작이지만 많을 경우는 예비실험을 충분히 했다는 방증이 되니까 오히혀 과학적으로는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보는 데, 그렇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중요한 것은 예비 실험과 본실험에 사용한 난자수를 왜 구분하지 않고 뭉뚱구려서 거짓말 한 것으로 몰고 가는 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정확하게 본실험에 사용한 난자수를 셀 수가 없었다고 밝히지 않은 이유가 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세 번째, 다른 실험실 에서도 배반포까지는 유도한 적이 있다고 보고서에 적시하신 것 같은 데, 학술지에 발표된 내용인가라고 반문하고, 아직까지 인간 배아세포를 핵이식을 통해서 배반포기이상 유도 했다고 발표한 논문은 제가 알기로는 황 교수팀이 유일하다. 그렇다면 원천기술을 인정해야 하지 않느냐라는 것이다.

네번째,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 것이 정확하게 몇 개의 배반포를 만들었는지 왜 발표를 않느냐는 것이다. 적어도 논문에서처럼 30여개 이상의 배반포가 있다면 그곳에서 줄기세포를 하나도 건지지 못 했다는 사실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실제로 배반포까지 만들어 졌다는 것은 줄기세포가 존재 한다는 것을 의미 한다. 핵이식을 통해서 만들어졌기에 배반포가 부실했다는 설명은 전혀 과학적이지 않다.

다섯번째가 바로 바꿔치기의혹이다. 아마도 조사위원들이 전혀 줄기세포 배양과정을 이해하지 못 한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실제로 황 교수팀에서 주장하는 바꿔치기한 것이 이걸 의미할 거라고 생각한다. 경험이 있는 사람 눈에는 충분히 가능한 스토리이다. 하지만 조사위는 기존의 미즈메디 줄기세포와 핵치환 줄기세포간의 경쟁이 벌어지고, 당연히 미즈메디의 정상 줄기세포가 우위를 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왜 이런 가능성은 완전히 무시를 하는 지 전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과연 조사위원들이 포유동물의 배발생 과정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인지 의구심이 간다. 우리나라 생명공학 수준이 이정도 밖에는 안 된다니 한마디로 실망뿐이다. 비록 모교지만, 서울대 수준 정말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조사위의 황 교수팀 검증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조사위가 최종보고서 내용 중 일부를 사전에 언론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2월 26일 ‘줄기세포는 없다’라는 제목으로 언론을 통해 기사화됐기 때문이다.

조사위 위원장 서울대 정명희 교수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네티즌은 본인이 어떤 의도로 혹은 의도하지 않았다하더라도, 조사위의 공식적인 보고서와 다른 내용의 기자회견을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전국민을 호도한 것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오보가 전해지도록 했다는 게 그 이유다.

정운찬 총장은 사퇴를 요구하는 주장도 잇따르고 있다. 황우석 기금의 15%를 서울대 측에서 학교발전기금으로 가져가고도 관리·감독에 소홀한 채 논문 조작의 책임을 황 교수에게만 전가하는 정 총장은 즉각 사퇴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서울대 조사위의 구성 자체가 비전문가로 이루어져 조사위 발표 후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이같은 책임론이 대두되면서 정 총장의 사퇴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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