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세 ‘남말’ 국민 체감 경기 ‘마이너스’

현대경제硏 조사…체감성장 -1.1%·체감물가 +3.3%

2016-04-16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한국 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나고 있음에도 국민의 체감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6일 ‘최근 체감 경기의 특징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국민의 체감 경제성장률은 -1.1%로 2014년 4분기 기준 실제 경제성장률 2.7%보다 3.8%포인트나 낮다”며 “체감 경기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 내외로 미약한 회복 국면에 놓여 있고, 올 1월 기준 물가 상승률은 0.8%로 낮은 수준이다.그러나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는 후퇴하고 있고 물가상승률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실제와 괴리가 컸다.설문 조사는 2월 24일부터 3월 3일까지 유선전화로 전국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그 결과 체감 경제성장률은 -1.1%이고 체감 물가상승률은 3.3%로 조사됐다.피부로 느끼기에 한국 경제가 1년 전보다 몇 % 성장하거나 후퇴한 것 같으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의 대답을 평균 내보면 경제가 1.1% 후퇴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소득이 낮을수록, 가계수지가 적자일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대답은 부정적이었다. 자영업자의 경기 인식은 임금근로자보다 나빴다.저소득가구의 체감 경제성장률은 -2.1%로 평균을 밑돌았다.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가구의 체감 경제성장률은 -1.4%로 역시 평균치에 미치지 못했다.순자산이 1억원 미만인 가구의 체감 경제성장률은 -1.6%, 노후준비가 부족한 사람은 -1.4%로 역시 경기 인식이 부정적이었다.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가 나란히 -1.5%로 20대(-0.5%), 30대(-1.0%)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40대는 높은 소득에도 교육비 등의 의무 지출이 많고 50대부터는 월평균 소득이 전체 평균보다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여기에 내수 부진으로 자영업자의 이익이 악화하고 폐업이 늘어나면서 자영업자의 체감 경제성장률은 -2.0%를 기록, 임금근로자(-1.0%)보다 낮았다.지역별로는 서울이 체감 경제성장률 -1.4%로 낮게 나타났다.경기 후퇴에도 물가상승률은 높다고 느끼고 있어 국민의 체감 경기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응답자들은 앞으로 1년 후 경제성장률은 -0.3%, 물가상승률은 2.6%로 전망해 현재보다 개선되리라고 봤다. 그러나 미래의 체감 경제성장률이 여전히 마이너스라는 점에서 국민의 체감 경기는 상당 기간 스태그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이 위원은 경제 성장, 물가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악화돼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이 위원은 “저소득층, 50대 이상의 소득 증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가계 부채 증가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는 만큼 자산 형성을 위한 유인을 확대하고 노후준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이어 “연령별,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대책이 시급하다”며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넓히도록 디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할 커뮤니케이션(소통)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