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털’ 박힌 남양유업, 무늬만 경영혁신

과징금 깎기 이은 오너 탈세 등 ‘방만경영’
어린이 제품 나트륨 논란 등 안정성 도마

2016-04-19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착한경영’을 선포하며 경영혁신을 다짐해온 남양유업이 이중적 행보에 미운털이 박힌 모양새다.2013년 막말·밀어내기 파문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던 이 회사가 뒤로는 잇단 과징금 불복 소송도 모자라 적자난에도 불구 오너 탈세 및 거액의 연봉 지급 등 그 진정성에 의문 부호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19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최근 ‘컵커피 가격 담합 처분 부당 행정소송’에서 대법원의 패소판결을 받았다.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2011년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각사의 컵커피 가격을 20% 올리기로 담합한 행위를 적발, 시정명령과 함께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에 각각 74억 3700만원, 53억7600만원 등의 과징금을 부과했다.이에 남양유업은 이 같은 제재가 부당하다며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패소하자 대법원에 항소했었다.남양유업의 환골탈태 의지가 유명무실한 게 아니냐는 지적은 또 있다.‘물량 밀어내기’ 등으로 거센 비난을 받았던 남양유업이 소송을 통해 약 119억원의 과징금을 깎아 도마에 오른 것.공정위는 남양유업이 대리점에 제품을 강제로 할당해 구입하도록 하고, 판촉사원 임금을 대리점이 절반 이상 부담하게 한 것을 적발, 과징금 124억원을 부과했다.그러나 남양유업은 구입 강제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까지 과징금을 매겼다며 소송을 제기, 항소에서 승소해 5억원만 내게 됐다.대국민 사과로 고개를 숙였던 것과는 달리 뒤에서는 과징금을 깎아 달라며 잇따라 행정 소송을 제기하는 남양유업의 이중성을 두고 여론은 냉담한 시선을 보이고 있다.회사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이와 관련해선 특별히 언급할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이런 가운데 지난 2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수십억 원대의 탈세를 저지른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0억 원을 선고받았다.게다가 대주주인 홍 회장은 기업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고액 연봉(15억7642만원)을 받은 것이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이는 1년 전 13억1469만원에 비해 2억6173만원(19.91%)이 늘어난 금액이다.뿐만 아니라 홍 회장은 매년 억대 배당금까지 챙긴 것으로 나타나 ‘방만경영’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로 흘러나오는 상황.남양유업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60억원으로 전년(174억원)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이 회사의 매출액은 2012년 1조3403억원, 2013년 1조2053억원, 2014년 1조1263억원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남양유업 관계자는 “원유재고와 시장 축소에 따른 유제품 매출감소로 영업이익이 줄었다”며 “올해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커피믹스매출 확대와 탄산수 시장 진출 등 신규 사업 다각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편, 각종 악재로 미운털이 박힌 남양유업은 최근 자사 어린이용 과자 제품의 나트륨 함량이 높다는 지적이 나와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다.회사 측은 언급된 업체들 중 자사 제품의 나트륨 함량이 가장 낮은데도 불구하고 함께 언급되는 데 대한 억울함을 내비쳤지만, 소비자들의 불신은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