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 장기화 될 가능성 크다”
LG경제연구원 “중국 성장방식 변화·저유가·원화 강세 영향”
2016-04-21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LG경제연구원 강중구 연구위원은 21일 ‘수출 부진, 장기화될 가능성 크다’는 보고서에서 “구조적인 부진요인들을 고려해 본다면 올해도 수출이 경기를 이끄는 힘이 매우 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보고서에 따르면 통관 기준 수출은 올해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 지난해 말부터 뚜렷한 하강 흐름을 보이고 있다.강 위원은 최근의 수출 부진이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현상이 될 수 있다며 그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한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의 성장방식이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바뀌고, 교역방식도 가공무역에서 탈피해 소비재 수입이 늘고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한국의 대중 수출은 자본재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상당기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두 번째 이유는 미국 타이트오일의 생산 증가로 석유 공급이 확대된 반면 석유 소비 효율화와 중국의 성장방식 변화에 따라 석유 수요 증가는 더딘 탓에 저유가 국면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마지막으로 중·장기적인 원화 강세 흐름도 수출에는 부정적인 요소로 꼽혔다.강 위원은 “원자재 가격 하향세와 만성적인 내수부진으로 수입이 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장기화될 것”이라며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일시적인 원화 약세가 나타날 것이나 금융시장이 안정된 이후 원화는 절상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아울러 “세계교역에서 우리 수출의 비중은 6%대 중반에서 아직 크게 변하지는 않고 있으나, 원화의 상대적인 절상 흐름이 당분간 이어지리라는 점에서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보고서는 현재의 수출 부진 역시 이런 요인들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먼저 1∼2월 수출단가가 전년 동기 대비 10% 하락한 반면 수출물량은 1.9% 증가한 데서 보이듯 단가 하락이 수출 부진의 큰 요인이다.한국 수출제품 중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석유제품·화학제품의 비중은 16.6%인 만큼 유가 하락이 단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나아가 석유제품 이외에서도 단가 하락을 겪고 있다. 가전제품 단가가 1∼2월 전년동기 대비로 5.5% 하락한 게 대표적이다. 세계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중국 등 개도국의 후발업체들과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물량 측면에서도 반도체 등 전자부품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1∼2월 가전제품이 18.6%, 승용차가 10.9% 각각 감소하는 등 경쟁 심화로 인한 수출 시장의 축소 현상이 나타났다.아울러 양적완화를 통해 화폐가치를 절하시킨 유럽과 일본으로의 우리 수출은 감소세가 커지고 있다. 이들 지역의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수입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