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내정자,
‘성완종 리스트’ 벽 넘을까

24일 예정...‘성완종 사태’ 변수 작용하나

2016-04-22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성완종 리스트’에 포함된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내정자가 취업심사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내정자는 오늘 24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퇴직공직자 취업심사를 받게 될 예정이다. 농협금융이 올해부터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대상 영리사기업체’에 포함됐고, 김 내정자는 기타 공공기관인 수출입은행 행장에서 퇴임한 지 2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이 취업 심사 과정에서 김 내정자가 행장에 재직할 당시 업무와 농협금융 간 밀접한 관련성이 확인될 경우 취업이 제한될 수 있다. 그러나 그간 금융권에서는 김 내정자가 별다른 문제없이 취업심사를 통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으로 흘러나왔다.농협금융 역시 새 회장 선임을 안건으로 한 이사회와 주주총회 날짜를 오는 27일로 잡을 정도로 김 내정자의 취업심사 통과를 자신했다.그러나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불법 로비 의혹이 금융권으로 번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성 전 회장은 경남기업이 2013년 10월 3차 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전인 9월 13일, 당시 수출입은행장이었던 김 전 내정자를 만났다는 기록을 남겼다.이후 수출입은행은 경남기업에 5207억원 가량의 여신을 제공했으나 경남기업의 법정관리로 인해 2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보게 될 처지에 놓였다. 이는 은행권에서 가장 큰 손실 규모로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1740억 원)의 3배에 달한다.이 때문에 일각에선 김 내정자가 취업심사를 무사히 통과하더라도 검찰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재무제표만 봐도 부실 위험을 간파할 수 있는 경남기업에 오히려 대출을 확대해 피해 규모를 더 키웠다는 의혹 때문이다.실제 검찰 특별수사팀은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경남기업 워크아웃 지원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를 참고자료 형태로 제출받아 분석에 들어갔다. 이처럼 검찰의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로비 의혹이 불거진 금융권 최고경영자들에 대한 소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경남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으로 수출입은행에 부담을 끼쳤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김 내정자가 모뉴엘 사태를 비롯한 굵직한 금융권 부실대출 사태를 촉발한 인사라는 점 역시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실제 모뉴엘은 김용환 행장 재임 당시인 2013년 5월 상반기, 기술력과 성장잠재력, CEO 역량, 그리고 재무건전성 등에서 고루 높은 평가를 받으며 히든챔피언 육성대상기업으로 선정됐다.지난 3월 4일 최종부도 처리 된 우양에이치씨 역시 김 내정자가 수출입은행장으로 재임할 당시인 2013년 히든챔피언에 선정된 기업이다.이처럼 논란이 불거지면서 농협 내부적으로도 김 내정자의 거취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농협의 한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금융전문가인 만큼 심사 통과는 낙관한다”면서도 “성완종 사태를 비롯한 각종 논란에 따른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불안감이 사내에 퍼져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