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환율 900원 붕괴]정부 엔저 대응책 내놓을까

정부 '엔저 대응 및 활용' 추가 대책 검토

2016-04-23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원·엔 재정환율이 한 때 900원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정부가 직접적인 대응책을 내놓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엔화 약세는 한국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켜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부담감으로 작용한다.또한 상대적으로 엔화 대비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서 일본인 관광객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원·엔 환율 하락이 한국 경제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수출이다. 수출이 감소하면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대부분의 기관이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수출이 호전된다는 전제에서 나온 것이라 엔화 약세로 수출이 예상치보다 낮게 되면 실제 성장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우리나라의 수출 상위 100대 품목과 일본의 수출 상위 100대 품목 중 겹치는 품목이 50개가 넘고, 이들 품목이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 이상이다.일본 기업들이 엔저를 기반으로 수출 단가를 본격적으로 내리면 한국 수출 기업의 채산성은 나빠지는 구조다.과거에도 원·엔 환율 변동에 따라 한국 경제는 요동쳤다.1985년 프랑스, 독일, 일본, 미국, 영국으로 구성된 G5 재무장관들이 외환시장 개입으로 발생한 달러화 강세를 시정하기로 결의한 ‘플라자 합의’ 직후 엔화가 강세를 기록하면서 한국 경제는 호황을 누렸다.수출이 1985년 303억달러에서 1988년 607억달러로 급증했고, 1985년까지 100포인트대에 머물던 코스피는 1989년 3월 1000포인트를 돌파했다.반면 엔화 약세가 시작된 1989년의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은 1988년의 28.4%에서 2.8%로 급락했다.하지만 원·엔 환율이 국내에 직거래 시장이 없어 달러화 변동에 따른 재정 환율이라 정책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이에 따라 정부는 기업들이 엔화가치 급변동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한국수출보험공사를 통한 보험 가입 등을 독려하고 있다.정부는 최근의 엔화 약세를 주시하면서 추가로 쓸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월 중소기업인들을 만나 “필요하다면 엔저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 중소기업을 위한 추가 대책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정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엔저 대응 및 활용 방안’을 발표해 해당 방안을 적극적으로 이요할 것으로 보인다.정부는 이 대책을 발표한 이후 중소기업의 환리스크를 줄여 주기 위해 이용 실적이 저조한 환변동보험 가입을 활성화시키 데 주력했다.기업의 환변동보험 이용 실적은 2007년 16조9000억원에 달했으나 2008년 키코사태 이후 저조해져 2013년에는 1조7000억원으로 급감했다.이런 배경에서 정부는 대일 수출기업의 일반형 환변동보험료 부담을 절반으로 줄여주기로 했다. 경감률을 20%에서 50%로 높였다.또한 기업들이 코트라(KOTRA), 중소기업진흥공단을 통해 제공되는 수출지역 다변화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권유하고 있다.엔화 약세로 어려움을 겪는 일본인 대상 관광업계도 지원 대상에 올라 있다.일본인 관광객 대상 중소여행업체 45곳에 관광진흥개발기금 긴급융자 제도를 통해 운영자금을 최대 100억원까지 지원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