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CJ, 글로벌 기업사냥 잇단 ‘실패’

롯데월드몰 안정성 논란 · 오너 부재에 따른 의사결정 장애 등 배경도

2016-04-23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롯데와 CJ가 해외 기업사냥에 잇따라 고전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제동이 걸렸다.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올 초 3조~4조원대 규모인 이탈리아 면세기업 월드듀티프리(WDF) 인수에 나섰지만 최종 실패했다.세계 1위 면세점 업체인 스위스 듀프리에 인수되면서 신동빈 회장의 롯데의 면세점 시장 글로벌 2위 도약의 꿈도 무산됐다.일각에서는 이번 인수 중단의 배경에 대해 롯데가 롯데월드몰 개장 이후 거듭된 안전성 논란으로, 입점한 명품기업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글로벌 면세점 사업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해외 면세점 인수 추진이 불발된 롯데는 오는 6월로 예정돼 있는 시내면세점 입찰에 사활을 건다는 계획이다.이미 인천공항 면세점 3기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4개 권역을 확보하며 글로벌 면세점과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굳히게 된 롯데는 시내면세점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오는 12월 잠실과 소공동 본점에 대한 면세점 운영 특허가 만료돼, 재 계약에도 매진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롯데는 현재 서울 지역 내 신규 면세점 후보지로 김포공항(롯데몰)·동대문(롯데피트인)·신촌·이태원·신사동 가로수길 등을 검토 중이다.오너 부재 상태를 겪고 있는 CJ그룹의 주요 계열사들도 대형 인수·합병(M&A)전에서 연달아 고배를 마시고 있다.CJ CGV는 올들어 대형 인도 극장 기업 2곳의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현지·글로벌 업체에 밀려 실패했다.CJ의 문화 사업 위축은 영화·방송·음악·게임 분야 전문업체인 CJ E&M의 투자 실적에서도 드러난다.지난 2012년 898억원에 달했던 CJ E&M의 투자지출 규모는 2014년 482억원으로 46%나 감소했다. 특히 투자지출 항목 중에서도 해외합작, M&A 등에 해당하는 기업투자 항목의 경우 같은 기간 553억원에서 172억원으로 69% 급감했다.앞서 지난 2월 CJ대한통운은 싱가포르 물류기업 APL로지스틱스 입찰전에서 일본 물류기업인 KWE에 밀려 인수가 좌절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