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은행장, 취임 한 달 성적표는?

신한사태 선 긋고 실적에 집중...경남사태·대출비리 논란은 ‘마이너스’

2016-04-23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다사다난한 취임 한 달을 맞이하고 있다.영업력 강화와 현장 경영을 위시하며 바쁜 행보를 이어나가는 모습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신한사태에서 경남사태로 이어지는 대내외적인 악재로 인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행장은 지난달 18일 ‘깜짝 인사’라는 평가를 받으며 서진원 전 행장의 뒤를 이어 정식 취임했다. 취임 당시 조 행장은 차후의 3대 경영 방침으로 ‘흔들림 없는 리딩뱅크 위상 확립’, ‘월드클래스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 구축’, ‘자랑스러운 신한문화 계승’으로 잡았다.또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전략으로 수익성 증대와 건전성 확충, 글로벌 역량 및 스마트금융 경쟁력 강화, 고객가치 제고, 플랫폼경영 도입, 현장 중심 경영 실천 등을 내밀었다.이 중 조 행장이 취임 한 달간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현장 중심 경영이다. 직원들과의 활발한 소통이 선행돼야 향후 영업점의 요구를 반영한 정책을 수립할 수 있고, 제대로 된 정책 실행은 자연스럽게 은행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실제 조 행장은 지난 3월 27일 호남 지역 방문에 이어 이달 3일과 4일 양일간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1박 2일 일정으로 방문하는 등 전국 주요 영업점 순회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4일에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직원들 200여명과 함께 ‘경주 벚꽃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기도 했다.스마트금융 경쟁력 강화 행보 역시 발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26일에는 모바일 지불결제 분야·글로벌 페이먼트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휴 모델을 제시하고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LG유플러스와 전략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지난 16일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재의 상업은행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 지분인수에 성공하는 등 해외 진출 사업 역시 순풍을 타고 있다.그러나 조 행장의 이 같은 노력과는 달리 대내외적으로는 여전히 ‘지뢰밭길’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지뢰는 경남사태다.조 행장은 취임 당시 신한사태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과제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기도 전에 경남사태라는 또 다른 짐을 떠안게 된 셈이다.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경남기업이 2013년 10월 3차 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직전 당시 행장이던 서 전 행장과 만남을 가졌다는 기록을 남겼다. 이후 신한은행은 부실투성이였던 경남기업에 1761억원 가량의 여신을 제공했고, 결국 은행권에서 두 번째로 큰 손실을 입게 됐다.실제 경남기업 법정관리의 여파로 1분기(1∼3월) 신한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3%나 줄어들었다. 이 중 경남기업에만 반영된 대손충당금은 380억원에 달한다.그러나 경남사태가 남긴 것은 실적 악화 뿐 만이 아니다. 신한금융과 신한은행이 정치권의 외압을 받아 특혜를 줬다는 권력형 로비 의혹이 불거지면서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서 전 행장이 ‘성완종 리스트’의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실제 검찰은 지난 3월 20일부터 신한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경남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등 금융거래 내역 일체를 받아 분석하고 있다. 신한사태에 이어 권력형 로비에 연이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인 셈이다.지난 13일부터 받고 있는 종합 검사의 경우 연초에 예정된 통상적인 검사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그러나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취임이후 첫 종합검사이자 신한은행으로서는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받는 종합검사를 각종 의혹이 꼬리표로 붙은 상황에서 모두의 주목을 받으며 치러야 한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지난해 지역 본부에서 일어난 대출 미끼 유흥업소 접대 사실 역시 조 행장 취임 이후인 4월 초 세간에 알려져 조 행장의 양 어깨를 짓눌렀다. 신한은행측은 지역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보고 이전에는 알 방법이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성접대 의혹이 있던 해당 본부장에 대해서는 대기발령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