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 1천원어치 팔아 43원 벌었다
매출액 증가율 사상 최저…유보 줄고 배당 늘어
2016-04-23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한국은행이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증가율도 역대 최저인 -1.49%로 떨어져 기업의 외형이 축소됐다.기업들은 본업인 영업으로 돈을 벌기보다는 구조조정을 통해 자산을 매각하는 데 치중했던 것으로 분석됐다.기업소득환류세제 등 배당 확대 정책에 따라 사내 유보율은 떨어졌고 배당은 늘어났다.한국은행은 23일 주권 상장법인 1536개사와 비상장 주요법인 195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2014년 기업경영분석(속보)을 발표했다.조사대상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3년 0.7% 증가에서 2014년 1.5% 감소로 전환했다.매출액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0.1% 감소를 나타낸 이후 5년 만이다.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7.2%→ -7.3%), 석유화학(-1.3%→ -3.0%), 전기가스업(4.9%→1.3%)을 중심으로 매출액증가율 하락 폭이 컸다.기업들의 매출액이 감소로 전환한 것은 수출가격 하락의 영향이 가장 컸다.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2013년 달러당 1095원 선에서 지난해 1053원으로 떨어진 데다 원자재 가격 하락이 겹쳐 수출물가가 6.0% 떨어졌기 때문이다.문제는 매출액뿐만 아니라 기업의 영업이익률마저 줄어들었다는 점이다.가격하락으로 총판매액이 줄었더라도 이윤이 늘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판매액도 준데다 판매마진도 함께 떨어진 것이다.일부 수익성이 개선된 업종이 있었지만 구조조정 후 지분매각이나 투자자산을 처분한 데 따른 일회성 요인에 불과했다.조사대상 기업의 주요 수익성 지표를 보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3년 4.7%에서 2014년 4.3%로 하락했다.물건을 1000원 어치 팔았을 때 세금과 비용을 제하고 남는 영업이익이 43원에 불과했다는 의미다.이는 관련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영업이익률 하락은 매출원가 요인보다는 인건비 등과 같은 판매관리비 요인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율은 2013년 82.52%에서 2014년 82.53%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그러나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 비용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95.3%에서 2014년 95.7%로 0.4%포인트나 늘었다.정부가 기업의 사내 유보금을 배당으로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기업들의 사내 유보금은 줄고 배당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전체 분석대상 기업의 사내유보율은 2013년 93.28%에서 91.95%로 하락했다.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유보율이 떨어졌고 대기업·중소기업도 일제히 하락했다.이처럼 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을 쌓아두기보다 배당 등의 형태로 투자자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자본금 대비 배당금의 비율인 배당률은 2013년 12.48%에서 지난해 15.03%로 상승했다.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의 비중인 배당성향도 17.27%에서 21.56%로 올라갔다.이번 조사에서는 또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61%로 뒷걸음질쳤지만 중소기업은 3.85%로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다.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32%로 전년대비 0.44%포인트 떨어졌지만, 중소기업은 3.96%로 0.2%포인트 상승했고 중소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013년 183.07에서 237.45%로 크게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