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음료 ‘순백차’ 온라인에서만 유통되는 내막

법망 피했다고 소비자 우롱해도 되나?

2010-02-16     이정미 기자

[매일일보=이정미 기자] 지난 1998년 부도처리 되면서 침몰상태에 빠졌다가  2006년 롯데와 아사히 맥주에 인수돼 제2도약을 꿈꾸고 있는 해태음료(대표 김준영)는 그동안 자산매각과 신제품 생산을 통한 체질 개선에 주력해왔다. 그 대표 상품 중 하나가 지난해 2월에 출시 된 ‘순백차’. 당시 해태음료는 송혜교라는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해, 이 제품에 미백기능과 노화방지에 좋은 원료를 사용했으며 ‘대한한방피부미용학회’로부터 공식인증을 받은 제품이라고 광고했다.
그러나 곧바로 과장광고 논란에 휩싸였고 순백차는 결국 출시 1년도 채 되지 않아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매일일보>의 취재결과 순백차가 일부 온라인상에서 여전히 팔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논란이 된 인증표시 그대로 달고 온라인서 버젓이 팔려 …소비자 현혹된 채 구매 우려 

현재 순백차는 오프라인 시장에서 판매되지 않고 있는 상황.

이마트를 비롯한 같은 대형 유통업체와 24시간 편의점 등 유통업계 관계자들에게 확인해 본 결과 지난 해 11월을 전후로 순백차를 진열대에 더 이상 올리고 있지 않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해 11월 순백차 제품은 모두 수거됐다고 한다.
해태음료측도 지난 21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한 해 차 시장이 경제 한파로 인해 얼어붙어 있었고, 순백차에 대한 초기 반응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입장에서 ‘단선’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순백차의 생산은 지난 1월에 첫 생산을 한 이후 6월에 한 번 더 생산 했을 뿐 그 이후 더 이상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자취를 감췄다고 생각한 순백차가 아직도 일부 온라인 시장에서 소비자들을 상대로 팔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지난해 논란이 되었던 과장광고 부분이 몇몇 제품에서는 수정되지 않은 채 그대로 팔리고 있는 것.

출시 후 과장광고 이어 인증표시 사용 논란에 휩싸여

순백차는 출시 당시부터 화제가 됐다. 톱스타 ‘송혜교’를 제품모델로 기용해 기존에 출시된 다른 회사의 다이어트 차 음료와 달리 피부 미용을 강조하며 ‘하얀 피부로 눈부시게’라는 광고 카피를 내세웠다.

특히 미백화장품의 원료로 쓰이고 있는 ‘상백피’와 ‘백차’, 피부미용과 보습에 좋다고 알려진 ‘율무’, 항산화물진인 ‘폴리페놀’ 피부 노화 방지에 좋은 ‘메밀’ 등을 함유해서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순백차를 마시면 눈부시게 하얀 피부를 갖게 될 것처럼 홍보했다.또한 이 제품은 ‘대한한방피부미용학회’로부터 공식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며 소비자들을 현혹시켰다.그런데 이 부분에서 과장광고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4월 한 의학전문 매체가 공식인증 부분에 있어서 제품에 들어간 원료가 피부에 좋다는 것이지 제품자체를 인증한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이번에 본지가 피부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다시 자문을 구한 결과 역시 마찬가지였다. 차 음료에 들어가는 원료들은 소량에 불과하기 때문에 미백이나 주름 개선 효과를 볼 수 없고, 설령 그 제품이 효과가 실제로 있다면 그것을 의학품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 피부과 전문의의 설명이었다.또한 공식 인증 부분에 있어서도 마치 그 제품이 실제로 피부미용에 효능이 있다는 것으로 비춰졌던 것만큼 소비자들이 오해할 소지가 충분했다. 이런 논쟁이 일자 당시 해태음료측은 제품의 효능에 대한 인증이 아닌 원료에 대한 인증이었음을 인정했고 시정조치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해태음료를 비롯한 여러 회사 제품들의 무분별한 인증표시 사용에 보건당국은 지난해 8월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하기 위해 올해부터 민간단체, 협회 등의 인증표시를 제품광고에 사용치 못하도록 했다.

즉, 국가기관의 인증을 제외한 나머지를 제품에 표기하는 것은 모두 불법이 된 것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생산된 제품에 한 해서만 이기 때문에 지난 6월을 기점으로 생산을 중지한 순백차의 경우 민간단체 공식인증을 표시한 채 판매해도 법망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법망 피했다고 소비자 우롱?

해태음료측은 “공식인증 부분에 대해서 식약청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것은 지난 8월이었고, 그 이후 시정조치를 내렸다”고 해명했다.

또 해태는 “순백차의 생산이 단선되었기 때문에 현재 광고도 하지 않고, 인증 논란 이후 생산된 제품에 인증문구를 삭제했으며, 과장광고논란이 있을 때는 이미 생산 중지 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일일보>의 취재결과 모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순백차 제품에는 문제가 되었던 인증표시를 뺀 채로 제품을 파는 곳도 있지만 일부 제품에서는 인증표시를 고스란히 달고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소비자들은 아직도 그 제품이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고 이를 대한한방피부미용학회가 인증하고 있다고 현혹된 체 물건을 구입하고 있는 것.매일일보이  순백차를 온라인 판매하고 있는 물류업체와의 전화통화에서도 제품에 홍보문구가 수정되지 않은 체 그대로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해태음료 측은 “온라인 판매의 경우 본사와 직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물류업체가 따로 물건을 시장에서 구입해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의 입장에서 파악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유통기한이 남은제품은 수량파악이 어렵지만 편의점이나 오프라인 등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은 자연스럽게 회수 되고 있으며, 회수된 제품을 다시 판매하는 일은 없고 전량 폐기 처분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회사측은 문제가 되고 있는 인증부분이 그대로 광고되고, 제품에 달려 판매되는 것에 대해 회사 내부 회의를 거쳐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