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이건희 증여 삼성생명 주식, 주당70만원 못돼"
2010-02-16 윤희은 기자
대법원 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국민은행이 "삼성생명 주당 주가를 70만원으로 보고 법인세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며 서울 중부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전 회장은 1999년 8월 국민은행을 포함한 16개 채권금융기관들에게 삼성차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삼성생명의 비상장 주식 350만주를 증여하기로 하고, 그 이듬해 국민은행에 삼성생명 주식 2만2527주를 증여했다.
국민은행은 주당 가액을 30만 여원으로 보고 법인세를 신고했으나, 2004년 중부세무서는 증여 당시 주당 70만원의 처분대금보장 약정이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주식의 시가를 70만원으로 판단해 법인세를 증액해 부과했다.
이에 국민은행이 낸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삼성 측이 채권단에 주식을 넘기면서 주당 70만원의 부족분을 별도 보상하기로 한 것은 주당 가액이 70만원에 미달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2심 재판부도 1심 재판부 판단을 인정하는 한편, "이 전 회장이 삼성차 협력업체와 퇴직 임직원에게 삼성생명 주식을 주며 주당 70만원의 처분대금을 보장한 것은 사채 대금 등을 마련하기 위한 특수거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한편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도 삼성자동차 채권단인 하나은행, 신한은행, 한국시티은행 등이 국민은행과 같은 이유로 서울 남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