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동남아·아프리카 등 ‘제3세계’로 향한다

제약협회, 아세안·아프리카 설명회 개최…업계 “매력적인 시장”

2016-04-26     박예슬 기자
[매일일보 박예슬 기자] 기존 미국·유럽이나 중국·일본 등과 주로 교류해온 국내 제약업계가 동남아‧남미, 멀게는 아프리카까지 진출 폭을 넓히고 있다.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약처 의약품품질과와 제약협회는 지난 20일 아세안 10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폴·태국·브루나이·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을 대상으로 ‘한-아세안 GMP협력 컨퍼런스’를 진행했다.이날 컨퍼런스에는 각 아세안 국가 GMP 고위급 규제당국자가 참석, 우리 제약업계와의 협력체계 구축과 상호교류 활성화를 논의했다.지난 23일에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의약품전의 내부행사로 아프리카 의약품시장 진출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세미나에는 송영현 탄자니아연합대 교수가 강사로 나와 아프리카 제약시장 현황과 시장진출 방안, 다국적 제약기업의 아프리카 진출 현황 등을 발표했다.제약협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우리 제약업계가 선진국의 기술을 배워오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행사들을 계기로 동남아·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에 우리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제약 선진국’의 입장이 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제약업계는 지난해 5월 식약처가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회원국으로 정식 승인받은 것을 계기로 해외 진출의 폭 넓히기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PIC/S에 가입한 국가는 해외 진출 시 GMP 현지실사를 면제받고 회원국 간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등 여러 혜택을 누릴 수 있다.여기에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남미 순방 과정에서 우리 제약업체들이 수출계약을 체결하면서 제3세계 시장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제3세계 제약시장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먼저 선진국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중남미의 경우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세계 의약품 시장이 5.3% 성장할 동안 무려 12%나 성장하며 쑥쑥 자라났다.아프리카 또한 전통적인 에이즈, 말라리아 등의 풍토병에 식습관의 서구화로 인한 만성질환 급증으로 의약품의 수요가 높다. IMS Health에 따르면 오는 2016년 아프리카의 제약시장 규모는 3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업계도 자금력과 기술력이 뒷받침되는 상위사를 중심으로 제3세계 공략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대웅제약의 ‘나보타’다. 현재 60여개국에 진출 중이며 최근에는 파나마 등 남미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 보령제약의 카나브도 중남미 13개국과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남미 11개국에 대한 허가절차를 연내에 끝낼 예정이다.동남아 진출도 단순 제품수출을 넘어 현지 법인설립 등으로 광범위해지고 있다. 유유제약은 올해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를 전사적 목표로 잡고 지난해 유유말레이시아 현지법인 설립에 이어 인도네시아 진출 형태를 논의 중이다.종근당도 최근 인도네시아 제약사인 오토(OTTO)사와의 합작회사 ‘CKD-OTTO’ 설립 계약을 체결하며 아세안 10개국 공략의 교두보로 삼을 것을 밝혔다.한 상위제약사 관계자는 “최근 약가인하 등 국내 제약시장의 여러 침체 요인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어느 회사에게나 해외 시장 개척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