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내정자, NH농협금융에 안착할까

취업심사 무사 통과...주총 의결 역시 ‘낙관적’

2016-04-26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경남사태로 주목받고 있는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지난 24일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를 통과했다.내정 과정에 관여한 농협중앙회가 반대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만큼 김 내정자는 27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으로 공식 취임할 전망이다.그러나 이후 검찰 수사 향배에 따라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4일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김 내정자에 대한 취업심사를 벌였으나 농업금융과 김 내정자가 수장으로 있었던 수출입은행 사이에 전관예우 문제를 일으킬 직무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공직자윤리위원회는 최근 불거진 경남기업 사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나지 않은 만큼 현재로서는 문제 삼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 간에도 격론이 벌어졌지만 수출입은행과 농협금융 간 업무 연관성이 없고, 취업 이후 영향력 행사 가능성도 낮다는 판단이 우세했다”며 “경남사태 관련 의혹 역시 법원 판결이 나기 전에는 고려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김 내정자 역시 고 성완종 전 회장과의 만남은 있었지만 청탁과는 무관했고, 자신이 은행장으로 왔을 무렵 이미 경남기업에 3000억 원이 넘는 이행보증이 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이 이행보증과 기존 대출 규모를 합쳐 자금 지원 비율을 정했기 때문에 수출입은행 대출이 가장 많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이처럼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통과한 만큼 김 내정자는 오는 27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임기는 2017년 4월 28일까지다.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회장으로 선임되는 절차를 밟게 되지만 김 내정자를 추천한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취임에 걸림돌이 될 만한 의견이 나올 가능성은 적다.앞서 농협금융은 새 회장 선임을 안건으로 한 이사회와 주주총회 날짜를 오는 27일로 잡을 정도로 김 내정자의 취업심사 통과를 자신하기도 했다.이처럼 김 내정자의 취임 자체는 어느 정도 예정되어 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문제는 취임 이후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김 내정자의 경우 수출입은행의 경남기업 대출 규모가 2100억 원이 넘어 채권은행 중 가장 많은데다가 성완종 다이어리에도 이름을 올린 인물인 만큼 취임 이후 겸찰 조사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검찰 특별수사팀은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경남기업 워크아웃 지원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를 참고자료 형태로 제출받아 분석에 들어갔다.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관련 정황이 드러날 경우 로비 의혹이 불거진 금융권 최고경영자들에 대한 소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최수현 전 금감원장을 비롯한 당시 금융당국의 기업 구조조정 담당 라인의 경우 이미 경남기업 워크아웃 과정에서 금융감독원 간부들이 채권은행에 지원 압력을 행사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온 만큼 검찰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정치권에서도 김 내정자의 취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재무제표를 통해 부실 위험을 쉽게 알아챌 수 있는 워크아웃 중인 부실기업이었던 경남기업에 전체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대출을 해 준 데 대해 성완종 전 회장의 로비를 받은 김용환 전 행장의 부적절한 행위가 없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김 내정자는 공직자윤리위 재취업 심사를 받을 게 아니라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하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농협 내부적으로도 김 내정자의 취임이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여론이 불거지고 있다.농협의 한 관계자는 “성완종 사태를 비롯한 각종 논란에 따른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불안감이 사내에 퍼져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