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착한 기업 쇄신’ 역주행?

시민 공간 무단점유 ‘시끌’…매장 보안에도 ‘구멍’ 뚫려

2015-04-26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착한기업’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홈플러스가 계속된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민 공간을 무단 점유해 천막을 치고 불법 영업행위를 하는가 하면 안전관리 소홀로 매장 내에서 여중생이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해부터 고객정보 판매, 불공정 행위 등 파문이 잇따라 도성환(사진)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이미지 개선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광주 계림점이 최근 시민 공간을 무단 점유해 천막을 치고 불법 영업행위를 하다 지역여론의 반발에 밀려 철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장소는 ‘시민의 공간’으로 설정돼 ‘공개공지’라는 설명이 버젓이 게시돼 있었음에도 불구, 홈플러스는 천막 등을 무단으로 설치, 점거한 상태로 영업행위를 했다.

이에 광주자영업연대 준비위원회가 이같은 불법 영업 행위를 문제 제기하자 홈플러스 계림점 측은 해당 불법 천막을 자진 철거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행정기관인 광주 동구청은 어떠한 제재나 감독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달 17일에는 홈플러스 논산점 지상3층 매장 화장실에서 중학생 이모양이 고교 3학년 A군과 B군에게 차례로 성폭행을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도 사장이 고객과 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가운데, 해당 매장이 CCTV 관리 소홀로 매장 안에서 발생한 범죄를 알아채지 못해 비난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평소 A군과 이양은 교회에서 만나 알고 지내던 사이로, 이날 B군과 함께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서 이야기하자며 홈플러스로 끌고 가 이양을 번갈아 성폭행했다. 당시 이들이 휴대전화를 빼앗고 욕설 등을 퍼부은 탓에 이양은 어떠한 대처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범행 장소가 매장 내 위치한 화장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이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매장 3층에는 CCTV 4대가 설치돼 있지만 3대는 고장 난 상태고 1대는 화장실과 방향이 달랐다. 게다가 매장 안에는 보안요원 10명이 근무했고 화장실 순회 미화원도 있었지만 사건을 막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홈플러스 매장의 보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개된 장소에 CCTV를 설치, 관리책임자를 두고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CCTV를 제대로 관리, 점검하지 않아 수사의 중요 증거인 영상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이에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 정기 점검 때 고장여부를 확인하고 이후로는 하지 않았다”며 “보안요원도, 환경미화원도 성폭행 사건의 정황을 전혀 몰랐다. 고객이 수시로 오가는데 그런 일이 생기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