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연임 확정 한 달, 행보는?

노사 협의 재계·자사주 매입...론스타 구상금 ‘무혐의’ 처분에 자신감 ↑

2015-04-27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지난달 27일 주주총회에서 단독후보로 추천되면서 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외환은행 노조와의 대화 재개를 시작으로 자신감에 찬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15일 외환은행 노조와 석 달 만에 대화를 재개했다. 외환은행 노조가 주주총회에서 김정태 회장의 3년 연임이 확정 된 이후 하나금융의 대화 재개 요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현재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는 법원이 양측 대화 결과를 본 후 다음달 15일 통합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의를 재개한다고 밝힌 만큼 대외적으로도 협상에 대한 의지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양측은 향후 주 2회 정례회동은 물론 매 사안별로 수시 접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15일 상견례 후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는 이틀 뒤인 17일 다시 만나 통합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그러나 논의가 순조롭게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노조 측은 하나금융 측에 ‘2.17 합의서’의 수정안을 공식 제시해 달라고 제안하고 있다. 구체적인 절충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법원을 의식한 보여 주기 식 협상에 그칠 것을 우려한 데 따른 것이다.이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은행 통합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요구 사항에 대한 검토 가능성만을 내비쳐 둔 상태다.실질적인 협상이 이뤄질지 여부와는 별개로, 대화 재개로 통합 논의가 다시 수면위에 오르자 김 회장은 저평가돼 있는 하나금융 주식에 대한 투자자의 인식을 재고하겠다며 지난 21일 자사주 2725주를 주당 3만1050원에 장내 매수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통합 하나’를 염두에 둔 외국인 투자가 유치를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은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총 5만100주의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통합을 염두에 둔 행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김 회장은 연임 확정 이전부터 추진해온 각종 개인자산관리(PB)센터 개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옛 한국전력 본사 부지 옆에는 10층 규모로 하나금융을 상징할 만한 PB센터 건물을 짓고, 서울 역삼동과 제주도에는 외국인 전용 PB센터인 IPC를 설립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새로운 채널 전략은 통합을 염두에 두고 그룹 내 다양한 부서의 인력을 재배치하면서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최근에는 론스타에 400억원 가량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외환은행과 김한조 행장을 시민단체들이 고발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김 회장은 마음의 짐도 일부 덜게 됐다. 론스타 배임 방조 혐의는 연임 직전까지도 김 회장의 ‘약점’으로 지목돼 왔다.그간 시민단체들은 외환은행이 이사회 결의도 없이 론스타에 항변하지 않고, 거액의 구상금을 지급한 행위는 업무상 배임이라고 주장해 왔다.그러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지난 23일 ‘외환은행의 이사회 규정 및 직무전결 규정에 의하면 구상금 지급은 이사회 부의사항이 아닌 은행장의 전결사항에 해당되는 만큼 외환은행이 은행장의 승인으로 론스타에 구상금을 지급한 것은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 이다.또 외환은행이 론스타와의 국제중재 과정에서 책임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점과 판정 결과에 따라 구상금을 지급한 점 등을 근거로 들어 배임행위를 인정할 만한 특별한 하자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이에 외환은행 측은 “그간 은행의 명예가 훼손된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