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20~30대 고용에 가장 큰 타격”

2010-02-17     이정미 기자
[매일일보] 노동시장에서 ‘97년 외환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연령층은 아버지 세대인 50대인 반면, ’08년 금융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연령층은 아들 세대인 20~30대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고용정보원(원장 정인수) 인력수급전망센터는 17일 우리나라 경제위기시 고용률 추이를 비교 분석한 결과 “위기 시기에 따라 연령대별로 고용률 회복속도가 다르게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력수급전망센터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등 우리나라에 경제위기가 본격 시작한 시점인 ‘97년 4분기와 ’08년 4분기를 기준으로 연령대별 고용률 회복속도를 비교 분석했다. ‘08년 하반기 미국에서 시작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연령대별 고용률 회복속도를 살펴본 결과, 20대와 30대 등 젊은 층의 하락폭이 뚜렷했다. ‘07년 4분기에 59.9%이던 20~29세의 고용률은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09년 1분기에 2.8%포인트가 빠졌다. 30~39세의 고용률은 ‘07년 4분기 73.6%에서 ’09년 1분기엔 71%로 2.1%포인트가 떨어졌다. 20대와 30대의 고용률은 ‘09년 3분기에도 각각 58.4%와 71.1%를 기록, 좀처럼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했다. 이처럼 20~30대의 고용률 회복속도가 더디고 하락폭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큰 것은 기업이 젊은층의 상용근로자 신규채용을 줄이고, 국내 소비부진으로 30대 자영업과 임시직의 수요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40대와 50대의 고용률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는데, 이는 외환위기 때 40~50대 숙련 인력 규모를 축소 후 경기회복 시 인력 확보에 애를 먹었던 기업들의 학습효과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 사업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추측된다. 외환위기 이후 연령대별 고용률 회복속도에선 50~59세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97년 4분기 71.2%이던 50대 고용률은 외환위기 여파로 하락세를 이어가다 ’99년 1분기 61.4%로 무려 약 10%포인트나 떨어졌다. 50대 고용률은 이후 ‘00년 1분기에 6.9%포인트, ‘01년 1분기에 8.5%포인트가 추락하는 등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50대가 기업의 구조조정 우선순위가 된데다, 민간소비 위축으로 자영업이 침체를 거듭한 것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정보원 관계자는 “고용률 회복을 위해선 단기적으론 내수 활성화, 중장기적으론 파트타임 근로 확대 등 기업의 인력운영 개선과 노사관계 안정화에 따른 기업 내부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단기적으론 금융위기로 타격을 많이 받은 자영업자 및 일용직의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민간소비 활성화가 관건”이라며 “내수 진작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수요정책과 기업의 투자활성화가 필요하며,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론 서비스산업 고용창출을 위한 제도개선과 임금·근로형태 등 기업내부 노동시장 유연화와 이를 뒷받침할 노사관계가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