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를 잡아라’ 불 붙은 소호대출 경쟁
안정성 높고 투자위험은 낮아...올해 주요 공략 대상
2016-04-28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기업 대출 부실 우려가 높아지면서 은행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상대적으로 안정성은 높고 투자위험이 낮은 소호 대출에 주목하고 있다.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통적인 소매금융 강자로 꼽히는 KB국민은행의 경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의 취임 이래 개인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소액형 소호대출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KB더드림소호대출이나 KB소상공인Story대출, KB일사천리소호대출을 비롯한 각종 맞춤형 상품 출시에 이어 지난달에는 소규모 사업자를 직접 방문해 재정 상담서비스와 대출을 제공하는 ‘소호비즈매니저(SBM)’를 도입했다. 현재는 약 30명 수준으로 운영되는 SBM은 상반기에는 서울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하반기에는 상반기 운영 상황을 고려해 전국으로 확대될 방침이다.그 밖에도 국민은행은 전담 아웃바운드 마케터를 통해 소상공인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하고, 중소기업고객의 금융 애로사항에 대한 기업금융컨설턴트도 제공하고 있다.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국민은행의 3월말 중기대출 잔액은 7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약 5배 성장한 수치다.우리은행의 경우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해 중소기업전략부 내 소호추진팀 신설에 나섰다. 최근 몇 년간 소호대출을 확대하면서 고객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은행은 올 3월까지 소호대출을 1조209억원가량 늘린 바 있다.신한은행의 경우 1분기 소호대출 실적이 전년말보다 1502억 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우량 비외감기업으로 대변되는 소호시장에 대한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실제 신한은행은 판교테크노밸리금융센터에서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종합적인 CIB(기업투자금융) 금융솔루션을 제공하는 ‘신한 창조금융플라자’를 출범시키고 대기업 고객군에 집중돼 있는 그룹 CIB 고객 대상을 중소·중견기업으로 넓혀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역시 대기업 여신 대신 중소기업 여신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올 1분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대기업 여신잔액은 각각 13조9500억원, 15조95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4%, 10%씩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 여신잔액은 35조8000억원, 14조38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9%, 5.3% 증가했다.NH농협은협 역시 개인사업자 전용 신용대출 상품인 ‘NH 사장님 일일 희망대출’이나 ‘NH소호기업희망론’ 등을 새롭게 출시하며 소호대출 확대에 시동을 걸고 있다.지난 14일에는 농협은행 회현역지점 및 서울중앙사업본부 직원 20여 명이 서울 회현동 남대문시장 일대에서 NH소호기업 희망론에 대한 홍보 캠페인에 나서기도 했다.이처럼 은행들이 너도나도 소호대출 확대에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내수침체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소호 대출의 부실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개인사업자들이 소호대출로 마련한 자금을 생활비 등으로 쓰는 경우도 많아 부실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이에 은행들은 충분한 심사를 거쳐 대출을 실시하고 있는 만큼 아직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소호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린다고 해도 해당 은행들이 실적을 늘리기 위해 무리한 대출을 진행하는 상황 까지는 아니다”라며 “전문적인 컨설팅과 제대로 된 심사가 병행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