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명품거리 놓고 제일모직-신세계 ‘집안싸움’
2010-02-18 윤희은 기자
제일모직은 오는 4월 갤러리아 건너편에 미국 인기브랜드 ‘토리버치’의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한다. 이 빌딩은 지난해 이건희 전 회장이 약 250억원에 매입하며 관심을 모았던 일명 ‘이건희 빌딩’이다.
이 빌딩을 가지고 ‘토리버치’ 매장을 오픈하는 것은 이건희의 둘째 딸인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 그는 2003년 제일모직이 인수한 여성복브랜드 구호(KUHO)를 매출 700억 원의 ‘대박’브랜드로 성장시키며 주목받는 여성CEO로 꼽히고 있다.
제일모직은 이미 2008년 고급 편집매장 ‘10 꼬르소꼬모’를 오픈하는 등 청담동 일대에서 명품패션 사업을 벌여왔다. 현재 6개의 해외브랜드를 수입한 상태이며, 오는 4월에는 ‘토리버치’ 이외에도 ‘릭 오웬스’가 수입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미 청담동 명품거리 일대를 장악중인 또 다른 기업이 바로 신세계인터네셔널이라는 것. 신세계인터네셔널은 1996년부터 이곳에서 사업을 벌여온 ‘청담동 터줏대감’이다. ‘돌체앤가바나’와 ‘조르지오 아르마니’등을 수입했다.
이러한 신세계의 수입패션 브랜드 사업을 지휘하고 있는 인물은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딸 정유경 부사장이다. 결국 신세계와 제일모직의 청담동 명품브랜드 사업 전쟁은 이서현 전무와 정유경 부사장, 양 사촌자매간의 ‘집안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계에서 명품 패션사업은 ‘오너의 딸’이라는 메리트가 크게 작용하는 분야로 통한다. 이러한 명품 패션사업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청담동 명품거리’ 장악 싸움에서 두 삼성家의 딸들이 어떠한 경쟁관계로 발전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