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금융위기 이후 선방...앞날은 불투명
엔화약세·중국경제 둔화 겹쳐 수출 경쟁력 약화
2016-04-30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진 가운데 한국경제 역시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그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을 해왔던 한국이 최근 엔화약세 심화와 중국 경기둔화 등의 요인으로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는 것이다.30일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20개국(G20)의 GDP 총액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42%(1조4495억달러)로 19개국(유로존 제외) 가운데 13위를 차지했다.2008년 1조22억달러였던 한국의 GDP는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흔들었던 2009년(9019억달러)에 1조달러 아래로 떨어졌다.2010년(1조94억달러)에 다시 1조달러를 회복한 한국의 GDP는 2011년 1조2024억달러, 2012년 1조2228억달러, 2013년 1조3045억달러 등으로 해마다 증가했다.한국의 GDP 규모는 아직 미국과 중국, 일본, 독일 등 경제대국에 미치지 못하지만 점유율 증가율로 보면 상대적으로 빠른 성장을 보였다.한국의 GDP 점유율은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1.92%)에 1%대로 떨어졌다가 바로 다음 해인 2010년(2.14%) 2%대를 회복했다.이후 2011년(2.13%), 2012년(2.13%)에 정체기를 맞다 2013년(2.21%)부터 G20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졌다.G20의 GDP 총액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6년 새 0.38%포인트 상승해 속도 면에서 중국(8.05%포인트 ), 인도(0.92%포인트), 인도네시아(0.39%포인트)에 이어 4위였다.미국 경제가 주춤하는 사이 중국이 고속 성장을 하면서 한국 경제도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지난해 중국의 GDP는 10조천554억달러로 2008년(4조5218억달러)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일본을 제친 중국의 경제력은 이제 세계 1위인 미국을 긴장시키는 수준이 됐다.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기업들의 성장은 국내 경제 발전의 견인차 노릇을 했다.삼성전자의 매출액은 지난해 206조2000억원으로 2008년(121조2000억원)보다 70% 늘었다. 지난해 현대차의 매출(89조2000억원) 역시 6년 사이 10조원 가량 늘었다.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시장이 허둥대는 동안 한국 경제는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문제는 앞날에 가시밭길이 펼쳐져 있다는 점이다.무엇보다 한국 수출 비중의 25%를 차지하는 중국 경제가 갈수록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의 중국 수출 증가율이 0.1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중국은 최근 부동산은 물론 제조업 경기 부진 등에 허덕이고 있다.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에 따른 엔화 약세도 한국 경제에는 악재다.최근에는 엔저가 더 심해져 일본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 기업들에 타격을 주고 있다.문제는 한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엔저 현상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데 있다.한국 경제에서 삼성·현대차 쏠림 현상이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점도 문제다.두 그룹의 매출액을 국내총생산(GDP) 대비로 보면 30%를 넘는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휘청이면 한국 경제도 성장 엔진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