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은 해외 SPA브랜드 날개 꺾이나
망고, 롯데영플라자 매장 철수...롯데百 안양점 자라 이어 2곳 폐점
2015-05-05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가파른 속도로 안방시장을 잠식하던 해외 SPA(제조·유통 일괄 의류회사)브랜드가 백화점에서 잇따라 철수, 성장성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5일 업계에 따르면 명동 롯데 영플라자는 3층에 입점해있던 스페인 SPA브랜드 망고 매장을 최근 전격 철수시켰다.롯데쇼핑 측은 “단순 계약 만료에 따른 영업 종료”라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수익률 저조에 따른 부담을 느끼고 불가피한 선택을 한 측면이 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유니클로 등 다수의 글로벌 SPA브랜드를 유치해온 롯데가 이들 매장을 폐쇄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앞서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월에도 안양점 2층에 운영되던 자라 매장을 철수시킨 바 있다.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자라, 망고 등의 매장이 롯데백화점과 롯데 영플라자 외에도 이곳 반경 근거리에 규모가 큰 가두 독립점을 별도로 운영, 백화점과 별개로 잦은 균일가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 점들이 백화점 입장에서는 가격 정책에 혼선을 주는 등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돼왔다.이 밖에도 일본 SPA브랜드 유니클로는 지난해 9월 명동 1호점을 철수했다. 지난 2007년 11월 서울 명동에 매장 문을 연지 7년 만이었다.한 때 급성장하던 글로벌 SPA브랜드의 실적 하향도 골머리다.유니클로, 자라와 함께 SPA 3대 브랜드로 꼽혔던 H&M의 2013년 12월~지난해 11월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6.7% 감소한 33억 원에 그쳤다.업계 관계자는 “불황에도 SPA브랜드는 살아남는다는 통념이 흔들리고 있다”며 “매년 매출은 성장하고 있는 데 반해, 오히려 수익은 반토막이 나는 등 뒷걸음칠 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관계자는 또 “치열한 경쟁에 살아남기 위한 잦은 할인과 토종 SPA브랜드의 반격이 SPA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