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무엇을 수출할 것인가?”
[인터뷰] 김재수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2016-05-05 이창원 기자
“홍보는 소통, 공기업 평가의 맞춤형 지표 개선 필요”
김 사장에게 2011년 사장에 취임한 직후 눈에 띄던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 물었다.김 사장은 “홍보는 소통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그는 “공기업 평가는 일괄적 경영평가 지표나 교수용역으로 이루어진다. 여기에 변화 인센티브가 없어 개선이 쉽지 않은 구조다”라면서, “예를 들어 평가서 항목에 홍보점수는 단 1점도 없다. 공기업의 정책 홍보는 정부 홍보라고 할 수 있는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홍보는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서 국민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소통과정이다. 광고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공기업을 일괄적인 잣대로 평가하게 됨으로써 모순이 생길 수 있고, 무엇보다 ‘새로운 것’을 통해 공기업의 목표인 최적의 ‘대국민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이어 그는 “평가에 맞추려면 맞추기는 쉽다. 하지만 그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공기업 평가지표도 맞춤형 지표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 사장은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며 “수급조절상황실에서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사를 설치해 aT의 핵심 업무인 수급조절에 성과를 낼 수 있었고, 퇴직자와 청년들의 창업 교육에 있어서도 1명의 강사가 모든 강의를 진행하는 등 그동안 고착화되어 있던 문제점들을 해결하니 많은 사람들이 높은 교육열을 보이며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얍(YAFF), 청년과 기업의 농식품 네트워크”
작년부터 기획되어 진행되고 있는 ‘얍(YAFF)’의 운영과 그 방향에 대해 물었다.김 사장은 “얍은 현장체험, 기업연결, 청년창업, 정책 아이디어, 정책홍보, 글로벌 얍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농식품 분야에 관심은 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한 청년들에게 방법과 네트워크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도 새로운 식품을 개발했을 때 얍을 통해 정확한 시장조사가 가능한 장점도 있다”고 말하며 얍을 통한 교환과 소통이 가능함을 강조했다.이어 그는 “올해 얍은 농식품기업 취업 및 창업에 요구되는 실무적 역량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식품기업 CEO 특강, 식품박람회 지원단 활동, 농식품 창업교육, 각 지역별 강소식품기업 탐방 등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고, 지난 4월 미동부 지역(뉴욕)에서는 150명의 글로벌 얍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MIT, 하버드대, 뉴욕대, 콜롤비아대 유학생이 참여했고, 이를 시작으로 해외박람회, 판촉전, 세미나 참가하여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굴할 예정이다”라고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한중 FTA, 무엇을 수출할 것인가?”
한중 FTA 관련 우리 농식품의 중국시장 진출에 대한 전망과 생각을 물었다.김 사장은 “한중FTA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교역증진 뿐만 아니라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번영, 장기 국가발전을 위한 전략이지만, 농식품 분야에서는 위기이기도 하고 또 기회이기도 하다”면서, “농산물 가격이 우리나라보다 평균 4~5배 저렴하고, 식습관이 비슷하고,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은 위기이고,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에 우리 농산물과 식품을 수출할 수 있다는 점은 기회다”라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2013년 중국의 식품시장 규모는 8,700억$로 연 13.7% 성장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식품시장의 약 17% 차지한다. 중국의 농산물 수입은 1,350억$에 이르기 때문에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값싼 원재료를 수입하여 가공 후 수출하는 구조로 체질을 개선해나가면 기회가 생긴다”고 주장했다.신선 농식품의 경우 우리나라가 중국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중국의 넓은 국토를 감안했을 때 유통의 문제도 존재해 어렵다는 것이다.따라서 값싼 원재료를 수입해서 이를 가공해 역으로 재수출하는 구조로 체질 개선하는 것이 김 사장이 생각하는 맞춤형 정책이다.또한 품질, 안전성, 맛, 디자인, 포장 등 전방위적인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고 그는 밝혔다.이러한 김 사장의 비전에 따라 aT는 시장선점을 위한 해외마케팅 강화했다.기존 해외마케팅 사업 중 중국 대상 사업량을 확대했고, 한류 확산을 활용한 K-FOOD FAIR와 같은 문화 연계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더불어 지역별, 성별, 품목별 특성에 알맞은 차별화된 대책 추진했고, 칭다오 수출전진기지를 구축하고,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에 이어 청뚜 aT센터를 설립하는 등 대중 수출 인프라를 확충했다.지난 4월 27일에는 일산 KINTEX에서 단일국 대상 최대(중국 360개사, 국내 1,500개사 참가) 무역투자교류 복합행사인 ‘한-중 FTA 비즈니스 플라자’를 개최했다.김 사장은 “한-중 FTA가 양국 간 협력관계를 더욱 내실화하고 경제협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됨에 따라 우리식품의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이어 그는 “aT가 운영한 농식품관에는 51개사의 중국 온라인 MD와 중국 내륙지역 바이어들, 국내 유망 농식품 수출기업 100개사가 수출상담을 진행해 우리 농식품의 중국 온라인과 내륙시장 진출 확대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특히 중국 바이어들은 간편 조리식(컵밥, 즉석떡볶이 등), 유아식(과일우유, 콩 유아식 등), 쌀가공식품(쌀음료 등) 분야의 수출상담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aT는 이번 행사의 상담실적에 대한 사후관리를 통하여 상담회 연계 수출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농가소득과 직결되는 품목(쌀 가공품 등)에 대한 현지 판촉행사 등 적극적인 지원을 통하여 실제수출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할 예정이다.또한 중국 인삼통관, 김치 등 냉장식품 현지 배송물류 등 이번 상담회 기간 동안 중국 바이어와의 상담을 통해 도출된 수출 애로사항을 적극 해소해 나갈 것 뜻을 밝혔다.“먹는 농업 시대 지나…보는·기능·관광·안전·건강의 농업시대”
김 사장은 “먹는 농업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보는·기능·관광·안전·건강의 농업시대가 왔다. 따라서 IT(Information Technology), BT(Bio Technology), NT(Nano Technology) 등을 수단으로 이에 맞게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순방을 계기로 관심이 높아진 할랄식품은 이러한 김 사장의 주장에 단편적인 예가 될 수 있다.김 사장은 “대부분의 전통식품 수출이 주로 일본과 미국 등에 치우쳐 있는 현실에서 할랄인증을 통해 앞으로 구매 잠재력이 높고, 소득수준 향상으로 건강과 미용에 관심이 많은 중동권 소비자들을 공략해 나간다면 수출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김 사장은 “2012년부터 이슬람권 할랄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부(JAKIM) 초청 할랄세미나 개최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aT센터 개소, 말레이시아 JAKIM 할랄인증 동등성 획득, 할랄식품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인도네시아 할랄인증(MUI) 위원장 초청 수출업체 세미나, 두바이·말레이시아·이스탄불·인도네시아 식품박람회 참가, 두바이 수출마케터 파견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aT는 현재 주로 수출되고 있는 품목들은 담배, 커피, 과자, 참치, 음료 등 가공제품들에서 점차 김치, 인삼, 장류 등 전통식품을 비롯해 신선농산물 등 농업과의 실질적 연관성을 가진 수출품목으로 다변화해 나갈 계획이다.마지막으로 김 사장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김 사장은 “지난해 우리 농업분야는 쌀 관세화 전환으로 인한 본격적인 쌀시장 개방과 한중FTA의 전격적인 타결 등 그 어느 해보다도 큰 이슈들이 많았던 해였다”라면서, “걱정했던 한중FTA는 당초 큰 우려와는 달리 낮은 수준의 개방화로 협상이 타결되었지만, FTA로 세계 최대의 농산물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중국산 농산물의 향후 거침없는 유입은 자칫 우리 농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 농업의 경쟁력 강화와 체질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FTA를 우리 농업이 미래 성장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어 “우리 농식품의 가장 큰 시장인 일본지역에 편중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미국· 동남아 등 우리 농식품 수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수출지원을 통해 수출을 확대해 나가고, 특히 한중FTA를 계기로 수출확대 가능성이 커진 중국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라면서, 또한 비관세장벽 등 수출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현장 지원 기능 강화 등 지금처럼 농업과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직무에 충실할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