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장애인 상대 강제로 당비 인출

2007-01-16     성승제 기자
[매일일보=성승제 기자]열린우리당에 이어 한나라당도 개인의 동의없이 당원으로 가입시키고 당비를 강제인출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터넷 매체 <코리아포커스>는 11일 한 척추장애인의 제보를 토대로 한나라당이 생활보호대상자인 장애인의 신원정보를 빼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휴대폰에서 매달 당비 2천원씩 인출했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코리아포커스>는 '장애인에 '삥' 뜯어낸 한나라… 당비 강제 인출' 제하의 기사에서 자신을 장애인이라고 밝힌 제보자로부터 "한나라당의 당비 인출은 휴대폰을 통한 강제인출로 개인의 신용정보를 이용하면 휴대폰 인증 절차 없이 출납이 가능한 간편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라고 보도했다.

또 계좌이체의 방법을 사용한 열린우리당 보다 한 수 위라며 한나당의 이같은 행동을 비판했다.

한나라당의 계좌이체 방법은 개인의 동의가 없더라도 주민등록번호와 주민등록증 복사본, 통장, 도장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나 휴대폰 인출의 경우는 주민등록번호와 핸드폰번호 등 간단한 개인 신용정보만 임의로 조작하면 인증번호 없이 소액인출이 가능하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당비를 받기 위해서는 계좌이체 방법을 간단하게 할 수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불법 인출 행위는 민주당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관위는 지난 11일 당비 대납 행위 단속 결과 발표에서도 열린우리당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민주당에서도 이같은 불법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당비 대납 행위는 총 36건으로 정당별로 열린우리당이 23건으로 가장 많았고, 한나라당 5건, 민주당 8건 등이다.

선관위는 이 중 12건을 사법기관에 고발했다. 증거가 부족하거나 본인이 강하게 부인한 12건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했고, 나머지 12건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를 했다.

한편 민노당 게시판에 이와 동일한 피해사례가 올라와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다음은 한 네티즌이 게시판에 올린 내용

다름이 아니고 선거관련해 할 말이 있어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몇달전에부터 한나라당에서 연락이 와서 당원에 가입 됐다며 한달에 2000원을 내고 있습니다. 전 한나라당에 가입한 적이 없는데 통장을 확인해보니 2000원이 한나라당으로 빠져 나가는 것을 알았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취소하면 되는데 노인들은 모르고 지금도 계속 한달에 한 번씩 자기도 모르는 돈이 나가고 있습니다. 열리우리당 말고도 다른 당도 강제로 가입을 하고 당비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지금까지 낸 돈을 돌려 받을 수 있을까요? 노인들에게는 2000원이 큰돈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운 겨울에 2000원이 없어 밥도 못 먹고 사는데 한나라당등 여러 당은 무조건 당비를 챙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돌려 받을 수 있을지 알려주세요!
sungand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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