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공무원연금개혁 선(先) 처리 후(後) 국민연금 논의

공무원 연금-국민연금 연계 논의 반대 입장 표명

2015-05-07     민경미 기자

[매일일보 민경미 기자] 청와대가 7일 '선(先) 공무원연금개혁 처리, 후(後) 국민연금 논의'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공무원 연금과 국민연금 연계 논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김성우 홍보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공무원연금개혁 4월 국회 처리 무산에 대해 "유감"이라는 청와대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결국 처리 불발 수순을 밟은 여야 합의안에 대해 2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을 제기했다.

여야가 마련한 합의안은 개혁의 근본취지에 미흡하고, 국민의 여론 수렴을 거치지 않고 국민연금 개혁까지 연계시킨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삼성전자 평택반도체 공장 기공식에 참석, "정치와 정치권은 각 당의 유불리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오로지 국민을 위한 개혁의 길에 앞장서야 한다"고 밝힌 것도 청와대의 유감 표명과 문제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당시 여야가 합의했던 공무원연금개혁안에 대해 "국민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처리시한을 지킨 점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개혁안의 내용과 처리 시기 모두 중요하지만 시기를 지킨 점을 평가하면서 내용상의 미흡함은 접고 넘어가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평가한 시한내 처리도 무너지면서 청와대는 공무원연금 개혁 우선 처리와 국민연금 연계 불가라는 원칙론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마련한 공무원연금개혁안이 핵심 쟁점이던 지급률을 현행 1.9%에서 1.7%로 인하하는 '모수개혁'에 그친데다 이를 20년에 걸쳐 인하하기로 하는 등 개혁의 '폭과 속도'에서 목표에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수석은 또 국민연금 명목소득 대체율을 50% 인상에 합의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적 여론수렴 과정 없이 '갑자기' 돌출해 나온 사안으로 규정했다.

이러한 청와대의 언급은 이번 개혁안 처리는 무산됐지만, 여야가 5월 임시국회에서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을 때는 애초 공무원연금개혁 취지에 부합하는 제대로 된 개혁안을 마련해달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또한 야당이 주장하는 국민연금 명목소득 대체율 인상 등 공적연금 연계 부분에 대해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여론수렴과 논의 과정을 통해 국민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국민연금은 공무원연금과는 분리해서 처리해야 할 사안임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수석은 그러면서 "이번에 공무원연금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과 젊은이들의 미래에 정치권이 빚을 안겨주는 것이 될 것"이라며 속도전도 주문했다.

하루라도 빨리 개혁을 하지 않으면 올해는 매일 80억원씩, 내년부터는 매일 100억원씩 적자 보전금이 혈세로 들어가야 하는 공무원연금개혁 처리가 시급한 과제라는 점을 재차 부각시킨 것이다.

이는 이번 개혁 처리 무산을 계기로 당청관계 악화나 여야간 대립각 심화 등으로 인해 개혁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대한 청와대의 우려와 부담이 상당하다는 반증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