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3사, 수천억 적자에도 과열경쟁 ‘눈살’
승자독식 시장 특성에 과도한 마케팅 출혈 감수
출범 5년차…외형확대 아닌 내실경영 필요성 대두
2015-05-10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국내 주요 소셜커머스 업체가 실속과는 상관없는 ‘외형 실적’인 자사의 매출 순위만 강조하는 등 지나친 과열 경쟁을 보이고 있다.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업계를 대표하는 3사가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공시한 실적을 보면 쿠팡, 티몬, 위메프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3485억원, 1575억원, 1843억원이다.공시된 매출 실적으로 따졌을 때 세 업체 중 꼴찌를 한 티몬은 즉각 위메프의 매출 집계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티몬이나 쿠팡은 ‘할인 쿠폰’ 적용액 만큼을 빼고 매출을 계산하지만, 위메프는 쿠폰 할인액을 매출에서 빼지 않고 ‘판매촉진비’라는 별도 비용으로 처리해 매출 규모를 늘렸다는 것.이에 위메프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을 1843억원에서 1259억원으로 정정했고, 결국 소셜커머스 업계 매출 순위는 1위 쿠팡, 2위 티몬, 3위 위메프 순으로 정리됐다.이처럼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순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승자가 매출액 대부분을 독식하는 인터넷 시장의 특성상, 순위 다툼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그러나 지난해 이들 업체는 매출액은 늘렸지만 수백억에서 많게는 수천억의 적자를 봤다. 급속한 외형 팽창과 달리 내실은 빈약한 셈이다.지난해 쿠팡이 1215억원 적자를 낸 것을 비롯해 티몬, 위메프도 각각 246억원, 290억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특히 티몬과 위메프는 4년째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두 회사는 실적을 공개한 2011년 이후 4년째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쿠팡은 2013년까지 자본잠식 상태였다가 지난해 부채를 줄여 겨우 자본잠식 상태는 면했다.이처럼 소셜커머스가 부실기업으로 전락한 것은 ‘승자독식’을 노리며 과도하게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 시장 자체가 누가 얼마나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이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기 때문에 각 업체들은 적자가 나더라도 광고홍보에 집착한다.위메프는 지난해 매출 절반이상인 998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 부었고 티몬도 마케팅 비용으로 260억원을 썼다. 쿠팡은 광고선전비만 386억원을 투입했다.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의 출범이 5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시장이 안정되지 못하고 있다”며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는 상태에서 무리한 업계 1위 경쟁이 경영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을 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