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겉 다르고 속 다른 ‘투명 경영’
‘내부자거래’ 풀무원 남승우 사장 파기환송심서 집유
국내·해외 주요 계열사 실적 부진에 흔들리는 오너십
2016-05-11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공정·투명경영’을 강조해오던 남승우 풀무원 사장이 언행불일치의 이중적 행보를 보이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11일 업계에 따르면 회사 내부정보를 이용해 수억 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남 사장은 최근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남 사장은 지난 2008년 8월 풀무원홀딩스(현 풀무원)가 자회사 풀무원의 주식을 시세보다 비싸게 공개 매수하기로 하자, 가족과 지인의 차명계좌를 통해 풀무원 주식을 미리 사들여 3억7000여 만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남 사장이 대외 공식석상에서 줄곧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해오고도 오너 스스로가 공정성과 투명성을 저해하는 모습을 보여 앞뒤가 맞지 않은 이중적 행태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앞서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 자리에서도 그는 “앞으로도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해 무엇보다도 공정, 투명 경영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남 사장의 이 같은 행보에 더해 그룹의 국내 및 해외 계열사의 지칠 줄 모르는 적자행진까지 겹치면서 ‘오너십’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리고 있는 형국이다.일례로 풀무원 오너일가의 회사로 불리는 유기농 브랜드 ‘올가홀푸드’는 그룹의 전폭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적자 굴레를 벗지 못하고 있다.남 사장의 장남 성윤씨가 개인 대주주로 올라있는 이 회사는 수차례 유상증자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인 자본잠식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올가홀푸드의 최대주주는 풀무원아이씨로 이 회사는 다시 남 사장과 부인 김명희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오너 개인회사로 분류된다.올가홀푸드는 2009년 2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0년 19억 원, 2011년 6억 원, 2012년 21억 원, 2013년 4억 원의 손실을 냈으며, 지난해 역시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987억 원으로 16% 증가했지만 2억8900만 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 적자폭이 줄고는 있다지만 여전히 성장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해외 계열사도 고전하고 있긴 마찬가지다.주력자회사이자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인 풀무원식품은 미국과 일본에서 낸 대규모 손실 탓에 좌불안석인 상태다.일례로 풀무원USA는 지난해 한 해만 17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회사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2011년 24억원, 2012년 140억원, 2013년 311억원으로 매년 대규모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또 지난해 6월에 인수한 일본 아사히식품은 올해 7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야심차게 추진했던 중국사업도 신통치 않긴 마찬가지다. 풀무원은 중국에서 수년째 합자법인들과의 법적분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고행을 이어가고 있다.풀무원의 해외사업이 연이은 적자를 보이면서 그룹 내 계열사들의 재무상태에 까지 발목을 잡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상황이 이렇다보니 풀무원식품이 연내 계획했던 증시 상장에도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상장 시 해외 자회사 부진은 기업가치 산정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해석이다.한편, 풀무원식품은 최근 사업보고서에 자회사 실적을 전년도와 똑같이 기재하는 등 연거푸 오류를 범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