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주택거래 늘고 소비재 매출 증가...기재부 “경제상황, 완만한 개선 흐름”
2016-05-12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생산·소비·건설투자 등 실물지표의 상승세로 경제상황이 지난해 4분기의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하지만 수출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어 본격적인 경기 회복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진단이 함께 나온다.기획재정부는 12일 현 경제상황에 대해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4분기의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특히 엔화 약세와 세계경제 회복세 지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있으나 저유가와 주택 등 자산시장 회복이 점차 소비·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경기회복의 긍정적인 신호가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지난 1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6%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 늘었다. 4월 소매판매에 대해선 승용차 및 차량연료 판매가 늘고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도 큰 폭으로 증가해 다소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실제 이마트의 4월 총매출액(온라인 등 포함)이 94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4% 증가했으며, 유통업계에서 경기 지표로 불리는 패션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4% 늘어 2011년 10월부터 42개월간 이어진 감소세가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4월 주택거래량은 12만488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3%, 3월보다 7.7% 늘면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4월 거래량으로는 최대를 기록했다.서울지역에서도 아파트 거래량이 넉 달째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주택거래 시장에 훈풍이 이어졌다.주택거래가 늘고 이사가 늘면서 이사서비스 업체의 실적이 호전되고 가구·전자 제품의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리바트는 이달 들어 가정용 가구의 매출이 지난해 4월보다 25%가량 늘었고 한샘도 최근 30%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롯데하이마트 경우 지난달 매출액 중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의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가량 증가했다.유통뿐 아니라 자동차 시장에서도 내수 판매가 늘었다.지난달 자동차 내수판매량은 15만2834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 증가했다.이에 정책 당국은 2분기의 첫 달인 4월의 소비지표 개선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올 1분기부터 미약하게나마 나타났던 경기의 개선흐름이 2분기에 이어지느냐가 향후 경기회복세 지속 여부를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되기 때문이다.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추가 부양책을 쓸지는 2분기 경기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한국금융연구원은 4월 들어 소비지표 개선 흐름이 감지되자 13일로 예정됐던 성장률 전망치 발표 일정을 내달 중순으로 연기했다.다만 소비의 일부만을 가늠할 수 있는 유통업체 매출자료만으로 경기회복 여부를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산업활동 등 다른 공식 경기지표가 5월 말이 돼서야 나오기 때문에 일부 소매판매 잠정 데이터만으로는 제대로 판단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실제로 내수와 함께 경제의 다른 한 축을 담당하는 수출은 4월(통관기준) 작년 같은 달보다 8.1% 줄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로 내수가 부진했던 것이 기저효과로 작용해 올해 4월 소매판매 지표가 나아 보이게 만든 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지난해 8월 이후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재정확장책, 저유가 등의 효과가 겹쳐 나타나면서 2분기 들어 경기회복세가 다소 나타나기는 할 것”이라며 “다만 회복세가 예상보다 미약하고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그는 “4월 유통업체 판매가 호조로 돌아서 회복의 징후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4월의 기저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에 경기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