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파라곤 입주계약자들이 뿔났다

[매일일보= 이정미 기자] 국내 건설 수주 44위의 동양건설산업이 경기도 화성 동탄 신도시 내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로 인해 골머리를 썩고 있다. 사연인 즉, 동양파라곤 주상복합 아파트의 입주 예정자들과 공사금액 산정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 입주예정자들은 “시행사인 유베스가 분양 당시 공사 도급금액을 2천486억 원으로 산정해 계약자들을 모아놓고 1년이 지난 후 506억 원 감액 된 1천980억 원으로 변경해 다시 계약을 맺었다”며 이는 “유베스가 506억 원을 빼돌리려 공사가격을 부풀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유베스는 아직은 소송중인 사항이라며 판결이 나온 뒤에 입을 열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태.
<매일일보>은 동양파라곤을 둘러싼 건설사와 입주 계약자들간의 첨예한 대립의 내막을 취재해봤다.

경기도 화성 동탄 신도시 내의 동양파라곤 주상복합아파트.

입주계약자의 말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시행사인 유베스와 시공사인 동양산업개발은 2007년 공사 도급 금액 2천 486억 원으로 화성시에 착공신고를 내고 분양자들을 끌어 모았다.
그로부터 1년 후 이들은 2008년 11월 애초의 공사도급금액보다 5백6억 원이 감액된 1천 980억 원으로 다시 계약을 맺었다.

이에 278가구 중 182명의 입주계약자들은 시행사가 분양을 앞두고 분양가를 인상시키기 위해 공사비용을 부풀린 것이라며 지난해 9월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검찰에 ‘사기분양’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건설사의 감액부분 인정하겠지만 고의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사의 손을 일부 들어주었고 이에 입주계약자들은 항고를 한 상태다.

한 입주 계약자는 “시행사가 검찰 조사에서 착공시기가 급해서 감액을 했다고 주장했다는데 1년 반이나 지나서 공사비용을 감액한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며 “분양계약은 7월에 맺었는데 착공시기가 급했다는 회사가 무슨 이유에서 인지 6개월간 공사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입주계약자 A씨는 인터뷰에서 “당초 책정된 공사비용이 증액되는 경우는 있어도 감액이 되는 경우는 건축사에서 있을 수 없다”며“우리는 1가구당 1억 8천 만 원씩 부당하게 부담한 꼴”라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A씨는 “우리는 완전히 지어진 집을 보고 계약한 게 아니라 실내 이미지 연출과 분양 계약서상에 명시된 토지대비 건축비, 즉 최초의 공사비용인 2천 486억 원의 그 만한 가치를 보고 계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또 시행사가 총 공사비 2천 486억 원으로 착공승인 신청 시 주상 복합에 들어가야 되는 필수 장비 (쓰레기 이송설비, 무인택배 시스템, 진공청소 시스템)를 포함했지만 공사비용이 감액돼 다시 계약을 맺을 때는 이 비용이 빠져있었다고” 주장했다.

제안 vs 제안

한편 입주협의회와 시행사는 서로 절충안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입주계약자들의 말에 따르면 시행사는 입주계약자들을 상대로 현재 20%정도 남은 중도금에 대한 무이자와 에어콘 설치 무료등의 조건으로 향후 쟁점과 민형사상 문제를 제기하지 말라는 제안을 했고 일부 세대가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입주 계약자들은 “시행사의 제안은 각 세대가 돌려받아야 하는 1억 8천 만   원 중 3천만 원 밖에 해당 때문에 1억 5천이 구멍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지난 1월 입주협의회도 시행사를 상대로 감액된 5백 6억 원 만큼의 분양가 인하와 중도금 무이자 등의 몇 가지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시행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이들은 형사소송에 이어 지난 2월1일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계약취소소송과 매매대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하며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한 입주계약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감액된 5백 6억 원을 다 돌려달라고 하는 것은 아니”라며 “시행사가 이성적으로 진정성을 가지고 계약자들과 대화에 임했어도 회사측이 제안한 부분들에 동의해 무마하려고 했지만 건설사가 전혀 대화할 의지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182세대의 입주 거부계약자들은 지난 해 2월 4차 중도금부터 납부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한 입주계약자는 “중도금은 총 공사비의 50%가 투입되고 각 동별 공정률이 30% 이상 달성되어야 하는데 달성공정률이 50% 되지 않아서 중도금을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이 아파트는 60% 이상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지만 입주계약자들은 앞으로 남은 중도금과 잔금도 납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납득할 수 없는 시공사의 행위

입주계약자들은 시공사인 동양 산업개발의 행위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계약자는 “공사대금미회수에 대한 불안감, 브랜드 가치하락이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시공사가 손해를 보면서 감액을 해준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유베스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므로 결과가 나오면 입을 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공사비용 300억 원이 추가 증액된 부분에 대해서 “현재 기준으로 시공사에서 물가변동과 설계변경비용 등 기타금액까지 포함하면 지금까지 300억 원이 증가했다”며 “공사금액의 증감은 시공사와 시행사의 계약문제이지 계약자들이 상관할 일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입주계약자들은 “300억 원이 추가 비용으로 들어갔다면 설계변경이 있어야 하는데 설  계변경한 게 없고 이미 공정률이 70%가 되어가는 건물이 추가시공이 불가능 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