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놀고 있다”..청년실업률 10.2% '사상최고'

대기업 비정규직 선호해 고용질도 악화

2016-05-13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청년실업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등 고용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은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으로 자리를 채워 고용의 질마저도 나빠진 것으로 드러났다.청년 실업률은 10.2%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13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4월 취업자 수는 259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만6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이는 2013년 2월 20만1000명 이후로 전년동기 대비 증가폭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년 대비 증가 인원은 지난해 2월 83만5000명을 기록한 뒤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지난달 기준 고용률은 60.3%로 전년동월 대비 0.3%포인트 낮아졌다.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5.6%로 0.2%포인트 올랐다.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조사대상 주간인 7일 동안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5일 넘게 비가 와 농림어업과 건설업, 도소매·음식숙박업에서 취업자 수가 12만명 정도 감소했다. 특이요인을 제외하면 취업자 수 증가는 30만명대로 추산된다”고 말했다.전체 실업률은 3.9%로 지난해 4월과 같았지만 청년(15∼29세) 실업률은 10.2%로 0.2%포인트 올라 4월 수치로만 따지면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준비자와 입사시험 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를 감안한 청년 체감실업률은 11.3%에 달했다.청년 실업자는 44만5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만9000명 늘었다.청년 고용률은 41.1%로 작년 동월 대비 1.0%포인트 높아졌고, 취업자 수는 390만2000명으로 파악됐다.교육정도 별로 실업자 수를 살펴보면 중졸 이하(-13.7%)와 고졸(-0.1%) 실업자는 감소한 반면 대졸 이상에서 3만9000명(8.2%) 증가했다.대졸 실업률은 4.4%로, 4.6%까지 올랐던 2010년 2월 이후 5년2개월 만에 최고치다.이런 가운데 지난해 대기업들이 신규 직원을 채용하는 경우 정규직보다 계약직을 선호한 것으로 조사돼 고용의 질도 하락하고 있다.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워크넷에 올라온 구인통계를 분석한 결과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의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계약직) 구인 비중은 52.7%로 나타났다. 정규직 구인은 40.3%, 시간선택제는 6.4%, 일용직은 0.6%로 집계됐다.반면 300인 미만 중소 사업체에서는 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상용 근로계약’(정규직)을 더 많이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인 미만 사업체는 정규직 구인 비중이 전체의 73.8%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계약직 10.6%, 시간선택제 4.6%, 일용직 11.0% 순으로 나타났다.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 역시 정규직 구인 비율이 높았다. 정규직 구인 비율은 73%로 나타났다. 계약직은 20%, 시간선택제 5%, 일용직 1.9% 등으로 집계됐다.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이 같은 ‘중소기업은 정규직, 대기업은 계약직 선호’ 현상은 ‘비정규직은 대부분 중소기업이 고용하고 있다’는 기존 통념과 대비된다"고 설명했다.박세정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경직되고 유연성이 떨어지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대기업이 비용부담 등을 이유로 비정규직 채용을 선호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과도한 비정규직 고용 관행은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사회 안정을 위해서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