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홍준표‧이완구 불구속 기소 방침 확정
여야 대조된 반응…여, 공식적인 입장 표명 없이 여론 살피기 vs 야, ‘봐주기 수사’ 비판
2015-05-20 이창원 기자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지난 달 12일 이후 38일 만에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한 8명 중 처음으로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 2명에 대해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홍 지사는 2011년 6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성 전 회장이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통해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불법자금 1억원을 회계처리를 하지 않았고,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4일 당시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보선 기간 중 자신의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성 전 회장을 만나 불법 정치자금 3천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홍 지사와 이 전 총리 모두 측근 인사들이 이번 사건의 참고인과 접촉해 유리한 진술을 하도록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은 금품거래 사건과 별도로 이들의 회유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했다.홍 지사는 여러 명의 측근이 조직적으로 증거물을 숨기고 사건 핵심 참고인인 윤 전 부사장과 접촉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돼, 구속수사 사유인 증거인멸 우려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해 검찰은 막판까지 홍 지사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참고인 회유나 증거물 은닉을 홍 지사가 직접 지시했다는 판단에 이르기에는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검찰은 결론내린 것으로 전해졌다.또한 검찰은 홍 지사와 이 전 총리의 금품거래 시점이나 장소, 방식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첫 재판 때 법정에서 공개하겠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홍 지사와 이 전 총리가 돈을 받았다는 시점과 장소, 방식 등은 상세하게 특정돼 있지만 유죄 판결을 끌어내기 위해서 공판이 열릴 때까지 보안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되고 있다.홍 지사와 이 전 총리의 공소장을 법원에 넘기는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홍 지사에 대한 조사는 완료됐지만 이 전 총리의 경우 전날까지도 일부 참고인들에 대한 추가 조사가 진행되는 등 수사가 보강됐다.검찰은 수사를 완전히 마무리하는 대로 홍 지사와 이 전 총리를 법원에 정식 기소할 예정이다.이같은 검찰의 잠정 결론이 알려지면서 여야는 대조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새누리당은 차기 대권 주자로까지 거론됐던 당 소속 핵심인물 2명이 줄줄이 기소되자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또한 내년 4월 총선 때 ‘성완종 리스트’가또다시 악재로 불거질까 우려하며 여론의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하지만 일각에서는 비리척결 의지를 강력하게 내보이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새누리당은 홍 지사와 이 전 총리의 불구속기소가 확정되면 당헌·당규에 따라 이른 시일 내 당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두 사람의 당원권 정지를 확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봐주기 수사’라고 반발하며 검찰을 비판하고 나섰다.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명백히 편파적인 검찰의 조치”라면서, “여당에는 온정적인, 형평성을 잃은 처사”라고 지적했다.이어 이 원내대표는 “불법 정치자금 의혹에 연루된 나머지 인사에 대해서도 수사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엄격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언주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검찰이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를 불구속기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는 얘기가 슬그머니 나오고 있다”면서, “검찰은 뻔히 보이는 ‘봐주기 수사’를 하지 말고 성역 없이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