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추적 2탄
SKT, 방송시장장악 의혹 진상 추적

위성DMB 특혜의혹 '진실을 밝혀라'

2007-01-22     권민경 기자

[매일일보=권민경 기자]

'시민단체 ‘SKT, 정통부 등 관련부처 감사’ 촉구'

세계적으로 방송과 통신의 융합, 디지털화의 가속 등 방송환경을 둘러싼 급격한 변화가 일고 있다.

이미 방송 혹은 통신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는 것이 시급한 당면과제이기 때문이다.

국내 상황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아 대기업들의 방소시장 진출이 급증하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 그리고 방송통신 융합의 핵심인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 등에 많은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 대표적인 기업이 SK텔레콤(이하 SKT)이다.

SKT는 현재 위성방송 사업자인 자회사 TU미디어를 통해 방송 사업을 선점하고 있지만, 그 사업추진 과정에 있어 끊임없는 특혜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업계와 시민단체, 정치권 일각에서 이와 관련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해왔지만 번번이 제대로 된 감사가 이루어 지지 않았다는 게 시민단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런데 업계 일각에서는 온갖 특혜의혹을 받고 시작한 SKT의 위성방송 사업이 생각만큼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시장의 무게중심이 무료서비스인 지상파DMB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TU미디어의 향후 사업성이 부정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SKT는 자회사인 TU미디어로 인해 상당량의 지분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일보>이 지난 75호를 통해 집중적으로 보도(위성DMB 복마전 의혹 4가지)한 바와 같이 SKT의 위성DMB사업허가와 관련한 특혜의혹은 그 동안 수차례 제기돼 왔다.

국회의 국정감사에서도 몇 년에 걸쳐 이 문제를 제기해 왔고, 언론시민연대 등 시민단체에서도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한 바 있지만 대부분 흐지부지 덮어졌다.

관련 부처와 검찰 조사에서 조차‘문제가 없다’는 결정만 반복하면서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거졌다.

지난해 4월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성명을 통해 “위성DMB사업은 주파수 배정 및 방송법 개정, 사업자 허가 등 모든 정책 과정이 사업자(SKT와 TU미디어)가 요구하는 대로 진행됐다” 며 “국민들이 원한 사업도 아니고 해당 사업자를 제외한 관련 사업자의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무리한 정책적 혜택이 일관되게 관철되는 것이 특혜가 아니고 무엇이겠냐” 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특히 유공(현 SK정유)인수, 이동통신사업 인수 등 정치권에 대한 로비와 이에 따른 특혜로 성장한 SK그룹에게 이런 특혜가 계속 주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강한 의혹을 떨쳐 버릴 수 없다” 고 말했다.

관련 통신 업계 관계자 또한 “SKT는 애초부터 특혜를 많이 받던 기업” 이라며 “정통부 등 관련 부처를 상대로 한 SKT의 로비자금과 인력은 대단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계 관련자 역시 “SKT의 사업 추진 상황을 보면 정치권은 물론 관련 부처와 감사기관까지 연루되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는 SKT와 TU미디어의 임원 구성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위성DMB사업 추진 초기에 제9대(2001.3,.26―2002.7.11) 정통부 장관을 역임한 양승택씨는 현재 SKT의 비상근 등기임원이다.

또 TU미디어의 사장인 서영길씨는 정통부 사업국장을 지내고 이어 SKT 부사장으로 재직하다 TU미디어를 맡게 된 것이다.

이 외에도 방송위와 정통부 출신 공무원들이 상당 수 SKT 임원으로 포진하고 있어 이런 의혹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그동안 국회의 국정감사에서도 정통부의 SKT에 대한 특혜의혹을 밝히기 위해 수차례 문제가 제기됐다.

그 가운데 핵심은 방송용 주파수를 통신용으로 전용하는 문제에 대해, 즉 SKT가 위성망 임대사업을 하는 것이 적법한가에 관한 문제였다.

정통부는 지난 2004년 7월 SKT에게 ‘주파수를 할당받아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위성중계기임대사업)로 기간통신사업허가를 내주었고, 이어 2630-2655 GHz 방송용주파수 대역을 ‘주파수를 할당받아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위성DMB 위성방송망임대사업)로 SKT에게 할당했다.

정통부는 이와 관련해 위성중계기 임대역무는 전기통신회선 설비임대역무에 해당하므로 주파수를 할당받아 제공하는 역무 중의 하나로 위성중계기 임대사업을 SKT에게 허가한 것은 적법하다고 주장해 왔다.

사실 정통부의 기존 입장은 이와 달랐지만 SKT의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통부 관계자들의 말은 시시때때로 달라졌다.

국회에서는 질의 때마다 변하는 정통부 담당자들의 말 바꾸기에 대비해 서면으로 분명한 답을 받아두기까지 했다.

지난 2002년 정통부의 특혜행정에 의혹을 제기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 위원회 소속의 박상희 의원은 "SKT가 2630-2655GHz 방송용 주파수를 통신사업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기통신사업법과 동법시행 규칙 제3조에 해당하는 ‘주파수를 할당받아 제공하는 역무’로서 기간통신사업자로 허가해야 되는 것 아니냐“ 는 구체적인 서면 질의를 한 바 있다.

이에 당시 양승택 정통부 장관은 ”2630-2655 GHz 방송용주파수 대역은 국내외적으로 위성DAB용도로 분배돼 있고, 전파법에 의거 방송국으로 허가될 예정이므로 방송망을 이동통신에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 밝히고 ”위성DAB는 방송법상 위성방송사업에 해당하는 것이지 전기통신 사업법상의 기간통신사업이 아니다“ 고 분명히 답변했다.

그러나 이후 정통부 장관이 바뀌면서 2004년 7월 경 정통부는 SKT에 이 방송위성용 주파수를 기간통신사업용도로 허가해 결국 정통부 장관 스스로 국회 답변을 뒤집은 꼴이 됐다.

2003년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문화관광위원회 윤철상 의원의 서면질의에 대해서 방송위 또한 “2630-2655 GHz 방송위성용 주파수에 대해서는 ‘디지털음성방송(DAB) 및 CATV 전송 용도로 분배되어 있는 주파수이므로 통신용으로 전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라고 확인했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손봉숙 의원 역시 “SKT의 위성DMB방송을 위한 위성망 임대사업은 불법”이라며 “SKT는 전기통신기본법 7조에 의한 ‘기간통신사업자’로서 ‘방송망 주파수 사용이 불가하다” 고 지적했다.

즉 기간통신사업자는 통신용 주파수를 할당받아서 전기통신역무(방송역무 아님)를 하는 사업자라는 얘기다.

국회 일각‘SKT, 위성망 임대사업 불법'

정통부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규칙 제3조4호의 “주파수를 할당받아 제공하는 역무(위성DMB방송망을 위한 임대용)의 기간통신사업용도로 2630-2655 GHz 주파수 대역을 할당 공고했다.

그러나 ‘주파수를 할당받아 제공하는 역무’의 ‘전기통신역무’는 전화역무, 가입자전신업무, 전기통신회선설비 임대업무 등을 포함할 뿐 방송사업이나 방송사업을 위한 방송망 임대 역무 등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이것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손봉숙 의원 역시 문제제기를 한 부분이었다.

손 의원은 ”기간통신사업자인 SKT는 ‘전기통신역무’를 위해 주파수를 할당받을 수 있으나 이를 임대할 수는 없다“ 며 ”현행법상 SKT의 위성방송망 임대사업은 법적 근거가 없는 사업“ 이라고 설명했다.

통신 전문가들 역시 “정통부가 2630-2655 GHz 주파수 대역을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타인의 ‘통신용’으로 전기통신설비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방송‘을 위한 ’방송망 임대용‘으로 할당공고 한 것은 ’전기통신역무‘의 정의 규정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도 SKT는 ‘위성DMB방송을 위한 위성망 임대사업’을 하는 기간통신사업자로 허가를 받았다.

당초 SKT는 방송사업을 할 수 없음에도 위성DAB사업을 위해 국제위성망 궤도 등록 신청을 했고, 정통부는 이에 국장 전결 사항을 2001년 9월6일 과장 전결로 처리해 ITU(국제전기통신연합)에 위성궤도 등록신청을 의뢰했다.

그러자 방송위원회가 2002년 7월 경 서면으로 위성DAB는 기간통신사업이 아니라 방송사업이라고 정통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결국SKT는 단독으로 위성DAB사업을 할 수 없게 되자 자회사인 TU미디어를 만들어, 자신들은 주파수를 할당받아 임대해 주고 자회사는 그 주파수를 임대 받아 위성DAB사업을 하는 이원화된 사업구조를 만든 것이다.

이렇게 해서 SKT는 현재 주파수를 할당받아 ‘위성DMB방송을 하는 위성망 임대사업’을 하는 기간통신사업자로 돼 있다.

그러나 SKT가 직접 위성DMB방송 용도로 이용하지 않고, 기간통신사업용도로 할당받아 SKT의 자회사인 TU미디어에게 위성DMB방송 용으로 임대하도록 한 것은 전파법 제10조의 규정과 전기통신기본법 제2조의 전기통신역무의 정의규정을 스스로 어긴 것이다.

또한 전파법제10조 1항의 규정에 의하면 2630-2655 GHz 주파수 대역을 위성DMB방송 용도로 직접 이용하는 경우에는 할당 공고의 대상이 아니다.

(전파법 10조1항에 열거 된 기간통신사업, 종합유선방송사업, 전송망사업만이 할당 공고의 대상)

주파수 자원은 제한된 국가자원이므로 전 세계적으로 모든 국가가 규제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주파수 자원은 ‘직접’ 이용하는 자에게만 사업허가를 하여 타인에게 ‘임대’하는 것은 금지해 왔다.

하지만 누구보다 관련 규정을 잘 알고 있는 정통부 역시 편법으로 위성DMB사업을 이원화시키는데 일조해('2002년 9월 정통부 ‘위성DAB정책 보고서’에서 관련 사실 드러남)하나는 위성방송사업자(TU미디어)로 방송위원회에서 허가추천을 받도록 하고, 또 하나는 정통부에서 SKT에게 기간통신사업허가를 해 위성방송망을 임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정통부 관계자는 “TU미디어의 사업허가는 방송위에서 추천을 한 것이니까, 관련 사항은 방송위에 알아보라” 는 식으로 발뺌을 했다.

더욱이 정통부는 2630-2655GHz 주파수 대역을 애초에 '무선CATV'용도로 결정돼 있던 것을 뒤집어‘위성DMB방송을 위한 위성망 임대’용도로 변경하기까지 했다.

전문가들의 설명에 따르면 주파수의 할당 공고는 전파법에서 특정용도로 이미 분배 고시 되어 그 용도가 결정된 특정주파수의 이용권을 특정인에게 부여하기 위한 안내 절차일 뿐, 이미 분배고시를 통해 그 용도가 결정된 이용용도를 주파수할당 공고 절차를 통해 다른 용도로 변경할 수 없다.

그런데도 정통부는 1997년 4.9.일 ‘무선CATV 전송’용도로 결정돼 있는 2630-2655 GHz 주파수 대역을 2002년 10월‘위성DMB방송을 위한 위성망 임대’ 용도로 변경하며 기존 방침을 뒤집었다.

당시 정통부는 국회에 보낸 자료를 통해 “분배고시 내용을 풀이하는 과정에서 착오를 일으켜서 바로 잡는 것” 이라는 설명을 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정통부가 사무관, 과장, 국장 등 몇 번의 결제 과정을 거치면서 오류를 잡아내지 못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관련 전문가들 또한 “바로 이것이 정통부에서 SKT에게 특혜를 제공하기 위해 억지로 짜 맞추기 식 행정을 한 것” 이라며 “적법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분야가 전문적이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악용한 행위” 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SKT의 위성방송 사업은 관련 부처인 정통부와의 긴밀한 협조(?) 아래 시작부터 논란 투성이였다.

때문에 손봉숙 의원 또한 지난 국정감사에서 “위성DMB 사업 선정과정에 불법과 의혹이 난무한다”며 “감사원 감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시민단체를 비롯한 일각에서 주장했던 ‘감사’가 흐지부지 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손 의원이 제기했던 감사 또한 여전히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

이에 한 네티즌은 “SKT가 원하는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법까지 개정해줬다는 것은 아마도 정, 관계까지 연관되어 있을 것이다”며 “검찰에서는 이런 비리를 확실하게 조사해 부패한 기업과 정치인 등 관련자들을 모두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SKT관계자는 "특혜는 말도 안된다" 고 강하게 부인하며 "법에 의해 허가를 받고 사업을 한 것이 무슨 특혜" 냐고 반박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도대체 특혜의혹을 제기하는 단체가 어니냐" 며 "정통부가 불법을 허가해 줬겠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은 SKT가 이런 특혜 논란 속에서 위성방송 사업을 시작했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 보니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SKT는 TU미디어로 인해 적지 않은 지분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의 지배적 시각 역시 “SKT의 자회사 TU미디어의 향후 수익성이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국내 주요 통신 업체들이 그동안 주력해 왔던 위성에서 지상파 DMB쪽으로 무게 중심을 빠르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료서비스인 지상파 DMB폰의 수요가 앞으로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고, 소비자들의 관심 역시 위성보다 지상파 쪽이 높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TU미디어는 뭐 거의 파장 나는 분위기 아니냐” 고 반문하며 “시간 문제일 뿐 곧 SKT도 자회사와의 이해관계를 떠나 지상파DMB 쪽에 무게중심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 고 말했다.

사업 초기부터 온갖 특혜 의혹으로 말 많고 탈 많았던 위성DMB사업. 가라앉을 듯 보였던 특혜 논란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사업자인 TU미디어의 수익성 역시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서 SKT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 지면해 있다는 게 업계 일각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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