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성접대’ 받은 북아현3구역 조합장 징역 5년 선고

업체로부터 억대 이상 금품 수수, 태국·몽골 원정 성매매 여행까지 다녀와

2016-05-24     임진영 기자
[매일일보 임진영 기자] 재개발사업 업체 선정권을 두고 억대의 금품에 해외 원정 성접대까지 받은 재개발조합장이 중형을 받았다.24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심우용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기소된 서울 북아현3구역 재개발조합장 박모(75세)씨에게 징역 5년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지난 2004년 서대문구 북아현동 일대는 도시정비지구로 공시됐고, 2008년엔 북아현3구역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다. 박씨는 정비사업조합 추진위원장을 거쳐 조합장이 됐다.2005년 7월 추진위원장이 된 박씨는 철거업체 대표 고모씨에게 “재개발 철거용역 공사를 수주하도록 편의를 줄 테니 활동경비를 지원해 달라”며 2006년 2월까지 북아현동 가구거리 주차장과 추진위·철거업체 사무실 인근에서 3차례에 걸쳐 총 8000만원을 받았다.박씨는 고씨 경비로 태국과 몽골로 원정 성매매 여행까지 다녀왔다.박씨는 2006년 9월, 고씨와 4박5일 일정으로 태국 푸껫 성매매 여행에 나서 성접대를 받았다. 한달 뒤에는 고씨와 함께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3박4일간 또 다시 성매매 여행에 나섰다.박씨는 업체에 돈을 요구하다가 거절당하면 업체를 바꿨다. 리베이트를 받아내지 못하면 떡값을 뜯어내기도 했다.2005년 말 불법으로 재개발추진위 경비 등을 대주던 설계업체가 박씨에게 더는 뇌물을 줄 수 없다고 거절하자 박씨는 그간 받은 경비를 4000만원으로 정산해 주고는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다.이후 박씨는 다른 설계업체와 계약을 하며 설계용역 대금 중 일부를 리베이트로 달라고 요구했다. 박씨는 이 업체에 리베이트를 독촉했지만, 업체는 설계용역 대금의 60∼70%가 입금되지 않으면 리베이트를 줄 수 없다며 거절했다.이에 박씨는 리베이트를 못 준다면 명절·휴가철 떡값이라도 내라며 업체를 압박했고, 결국 설계 업체 대표 이모씨는 2007년 2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매년 여름 휴가철과 추석, 설 명절에 수백만원씩 총 2000만원을 박씨에게 건냈다.재판부는 “조합원을 위해 공정하고 청렴하게 사무를 처리해야 할 추진위원장, 조합장으로서 장기간 거액의 뇌물을 수수하고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고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아 중형을 선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