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기피시설을 희망시설로…
저류조 주민과 함께 만든 국내 최초 융합행정
상부공간…잔디광장 등 복합환경생태공원 조성
2015-05-25 백중현 기자
[매일일보 백중현 기자]금천구의 빗물 저류조와 시흥계곡 복합환경생태공원이 주민과의 갈등을 소통과 참여로 풀어낸 융합행정의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수해를 방지하기 위한 시설인 빗물 저류조와 복합환경생태공원은 지난 3월 완공됐으나 공사 초기에는 침수 피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주민들이 빗물 저류조를 기피시설로 인식하면서 공사 추진에 반대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또 저류조 상부 공간의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주민 간 이견으로 인해 갈등이 계속된 것.그러나 지난 2010년과 2011년 시흥동 일대 집중호우로 저지대 주택 및 상가 2000세대가 침수피해를 입어 빗물 저류조 설치는 수해예방을 위해 시급한 상황이었다.구는 주민들과의 갈등을 풀어가기 위해 공사 초기부터 주민참여 시스템을 도입했다. 24명의 인근 주민으로 구성된 주민참여단과 4차례 회의를 거쳐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또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주민들과 소통했다.이를 통해 빗물 저류조 설치의 필요성에 대해 주민의 이해를 구하고, 저류조 상부공간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잔디광장이 있는 복합환경생태공원 건설로 결정했다. 또 공원 운영 및 관리도 주민과 함께 계획을 수립하고 주민들이 필요한 시설과 프로그램 위주로 구성했다.사업비 151억원을 투입한 빗물 저류조 설치 및 시흥계곡 복합환경생태공원 사업은 2013년 11월부터 올 3월까지 진행했다. 처리 용량 2만4000톤의 빗물 저류조 설치하고 저류조 상부에는 8300제곱미터 규모의 다목적 복합환경 생태공원을 조성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초록방주, 잔디광장, 야외학습장, 텃밭, 트랙, 메뚜기 화장실, 에코돔, 운동시설 등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했다.4000㎡에 달하는 잔디광장은 상암월드컴 주경기장에 깔려 있는 남해 보물섬 천연잔디를 식재해 주민들의 문화체육행사 등 공동체 활동 장소로 제공된다. 친환경 소재인 담양의 대나무를 이용해 만든 초록방주는 어린이 기후변화 체험 교육장으로 이용된다. 에너지 체험시설은 어린이들이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에너지 발생을 한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설이다. 에코돔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모래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또 232제곱미터의 텃밭을 시험텃밭, 힐링텃밭, 커뮤니티 텃밭, 교육용 텃밭으로 구성했다. 시험텃밭은 구청에서 직접 작물을 식재해 주민들에게 친환경 농업 및 농작물관리 교육에 활용하고 힐링 텃밭은 보건소 자살예방사업과 연계해 자살 고위험군 희망자에게 분양한다. 커뮤니티 텃밭은 경작 희망 공동체에게 분양해 잉여농작물을 소외 계층과 나누는데 활용한다. 교육용 텃밭은 관내 어린이집 및 유치원 대상으로 분양 후 생태체험교육장으로 이용하게 된다.아울러 도로 전면부에는 딱딱한 콘크리트 옹벽을 창의적 발상으로 구조를 변경해 주차시설 36면을 만들어 36억 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창출했다.한편, 시흥5동 주민자치위원회는 27일(수) 오전 10시 30분 복합환경생태공원에서 빗물저류조와 복합환경생태공원 개장을 축하하기 위한 주민한마당을 개최한다.금천구 관계자는 “빗물 저류조 설치로 상습침수 지역인 시흥사거리 일대의 수해예방에 만전을 기하게 됐다”며 “이번 사업은 주민기피 시설인 빗물 저류조를 주민과 함께 만든 국내 최초 융합행정의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