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공무원연금 처리 임박하자 국회 달래기 나서

입법과제 처리, 야당 동의 없인 불가능해 비판 자제

2015-05-26     민경미 기자

[매일일보 민경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현안과 관련해 '국회 달래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과 공무원연금 및 노동시장 개혁, 청년일자리 법안 처리 등 국정의 최대 현안과 관련해 국회의 협조를 당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우선 경제활성화와 4대 부문 개혁, 정치·사회개혁을 "시대적 과제", "국민적 요구"로 규정한 뒤 황 후보자 인사청문회 및 인준절차에 대해 "국회의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청년실업률 지표를 언급하며 "계류된 민생법안 중 합의가 안 된다면 청년일자리 창출 관련 법안이라도 통과시켜 달라"고 간곡히 당부했고, 공무원연금개혁법안의 5월 국회 처리도 재차 요청했다.

공무원연금 개정안과 관련해 최근 야당을 겨냥해 고강도 비판을 쏟아내며 '여론전'을 펼쳤던 박 대통령이 그 수위를 낮추며 '설득모드'로 돌아선 것은 국회 본회의가 앞으로 이틀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본회의에서도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등이 처리되지 않는다면 6월 국회에서는 그 동력을 잃어버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됨에 따라 박 대통령이 직접 '국회 달래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국회 선진화법으로 야당동의 없이는 입법과제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야당에 대한 비판을 자제했다는 것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정치인들이 국민염원을 거스르는 것은 개인영달과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를 하는 것"(4일 수석비서관회의), "경제활성화 법안을 붙잡고 있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한 정치인지 묻고 싶다"(6일 규제개혁장관회의), "빚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외면하면서 국민한테 세금을 걷으려 하면 너무나 염치없는 일"(12일 국무회의) 등으로 야당을 고강도로 비판한 바 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세대간 상생의 노동개혁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반드시 완수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라며 개혁과제 강조점을 공무원연금개혁에서 노동개혁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1호 과제인 공무원연금개혁안의 국회처리가 임박했다는 판단 하에 차기 과제인 노동개혁의 시급성을 강조, 노사정 대타협을 여론의 힘으로 압박해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성세대 기득권을 조금 양보해서라도 아들, 딸에게 희망을 주는 소명의식과 용기"라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