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김성근 감독에게 배워야 할 점이 있다
김 감독의 리더십 특징...열정과 책임감, 치밀함
2015-05-31 곽호성 기자
[매일일보 곽호성 기자]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이 프로야구팬들의 인기를 얻으면서 그의 리더십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심지어 경제학계와 관가 등에서 최경환 부총리가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31일 학계와 관가에서 보고 있는 최 부총리 리더십의 문제점은 책임감, 치밀함(디테일), 열정 부족으로 요약된다.최 부총리는 최근의 부진한 경기와 관련해 “불을 혼자 끌 수 없다”며 구조개혁을 위해서는 야당이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가에서는 이것을 최 부총리가 구조개혁 지연의 책임을 야당에 넘기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책임 넘기기’의 표적이 된 것은 야당만이 아니다. 최 부총리는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며 경기 부진 책임을 한은으로 전가했다. 이에 한국개발연구원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남 탓 그만하고 자기 일에 전념하자는 비판을 내놓았다.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일 올해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재정 당국은 재정, 통화 당국은 통화, 금융 당국은 가계부채 등 각자 할 일을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라며 “각자의 미션을 잘 수행하는 것이 우리 경제의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프로야구팬들이 보는 김성근 리더십의 최대 장점은 강한 책임감이다. 김 감독은 승리를 해서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선수들을 강하게 훈련시킨다. 73세가 된 자신이 직접 나서서 선수들에게 공을 쳐주면서 솔선수범을 한다.또한 그는 승리를 위해 항상 치밀하게 준비한다. 그래서 야구팬들은 김 감독의 야구를 ‘디테일 야구’라고 부른다. 반면 최 부총리와 재정·통화·금융 당국은 준비는 엉성하게 해놓고 남 탓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최 부총리는 지난 3월 “금융권이 예대금리 차이만 바라보고 있어서 일자리도 못 만들고 세금도 못 내고 있다”고 질타했다.이런 질타에 대해 금융권 인사들은 정작 손발은 정부가 묶어놓고 왜 우리 탓을 하느냐는 반응이다.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에 중대한 타격을 주고 있는 엔저에도 외교부처와 연계한 치밀한 대응전략이 부족했다.원·엔 환율 급락의 직접적 원인은 일본의 금융완화다. 금융가에서는 일본 정부의 강력한 엔저 드라이브에 미국 등 선진국들이 제동을 걸고 있지 않은 점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0일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외환시장 개입을 중단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최 부총리가 지난 2일 “소임을 빨리 마치고 정치판에 걸어 들어가야 맞지 않겠나”라고 말한 것을 놓고 ‘한국 경제 구단’을 이끄는 ‘감독’으로서의 열정과 책임감이 안 보인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김 감독의 좌우명은 일구이무(一球二無)다. 이것은 ‘선수에게 두 번째 공은 없다’는 뜻으로 오로지 한 가지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다.이런 김 감독의 리더십은 한화를 아무리 불리한 상황이 되어도 최선을 다해 경기를 하는 열정의 팀으로 변신시켰다.김종석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 부총리에 대해 “초기에 비해서는 열정이 약해진 듯 하다”며 “정치적 미래를 생각하기 보다는 맡은 일에 충실해 주기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