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판마케팅 우려 높아져…소비자 주의 요구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하반기에 보험사들의 ‘절판 마케팅’이 다시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부 보험설계사들은 최근 들어 “손해율 만회를 위해 보험사들이 보험료 인상을 서두르고 있다”며 보험료가 오르거나 혜택이 불리해지기 전에 필요한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권유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이 지난달 예정이율을 낮춘 데 이어 손해보험사들도 삼성화재(4월), 현대해상(6월) 등 대형사들을 필두로 6~9월 사이 예정이율을 0.25%포인트씩 낮출 것으로 보인다.
예정이율은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책정 기준으로, 0.25%포인트 낮아지면 보험료는 4~10% 오르게 된다.
또 금융당국이 9월부터 실손의료보험에서 비급여의료비의 자기부담금을 10%에서 20%로 올리도록 할 예정이어서, 가입자가 수령하는 보상금은 줄어들게 된다.
예전에도 비슷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보험사들은 절판 마케팅의 효과를 누려 왔다.
삼성·현대·동부·한화·메리츠·LIG·롯데·흥국·MG·AIG 등 10개 손보사들의 실손의료보험 판매건수는 지난해 11월 19만9000건에서 12월 40만6000건으로 훌쩍 뛰어올랐고, 다시 올해 2월 20만 건에서 3월 52만9000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판매가 늘어난 시기는 모두 금융당국에서 실손보험의 자기부담금 비율을 올리겠다고 예고한 때와 겹친다.
꼭 필요한 보험이라면, 혜택이 줄어들기 전에 서둘러 가입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절판 마케팅이 과열되면 불필요한 상품에 가입하게 되는 피해가 생기고, 이는 보험사들의 불완전판매를 늘릴 수 있다.
이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혜택이 영향을 받는지, 혹은 실제로 바뀔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꼼꼼히 따지고 가입해야 한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업계는 하반기 예정이율 인하에 따른 보험료 인상 효과는 15년 이상의 초장기 담보에 집중되고, 특히 보험기간이 길고 보험료가 비쌀수록 크다고 설명한다.
9월부터 실손보험 자기부담금 비율이 오른다고 하지만, 이미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과 4월로 두 차례나 예고하고도 미뤄졌듯이 실제 적용시점은 여전히 유동적인 측면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기부담금의 경우는 당국이 시기를 명확히 하지 않은 탓에 의도치 않게 ‘절판 마케팅’이 이뤄진 셈이 됐다”며 “당국에서도 섣불리 계획을 공개하기보다는 명확한 일정을 제시해야 이런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