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숙박 분야 취업·창업 신중 기해야”

한은 조사국 보고서…“공급과잉 영향...다른 분야 고려 필요”

2016-06-03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이미 공급 과잉을 겪고 있는 음식점, 숙박, 교육·문화 서비스 업종에서 취업이나 창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한국은행의 분석결과가 나왔다.한은 조사국의 김기원 차장은 3일 동료 2명과 함께 펴낸 ‘서비스산업 업종별 수요·공급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일부 서비스업종에서 공급이 포화 내지 초과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보고서는 서비스업종을 국민계정 분류에 따라 공공행정 및 국방을 제외한 10개 업종으로 세분화해 수요와 공급 상황을 비교했다.먼저 ‘치킨집’으로 상징되는 음식·숙박업은 공급초과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금융위기 이후 사업체 수가 크게 늘면서 업종 전체 매출액은 늘었지만 1인당 부가가치 증가율과 임금상승률은 오히려 하락했으며, 이런 공급초과 및 낮은 생산성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학원과 같은 교육서비스업도 공급초과 상태에서 부가가치 생산과 고용이 크게 위축된 상태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보고서는 “가계의 교육비 지출 비중이 2009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수요가 기조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공급초과 상태의 조정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문화 및 기타서비스업도 공급초과 상황에서 수요는 부진해지고 있어 취약업종으로 분류됐다.고용증가율과 임금상승률이 하락하는 가운데 투자도 큰 폭으로 감소했고, 무엇보다 가계의 문화오락비 지출이 기조적으로 정체 상태를 보여 어려운 상황이 단기간에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보고서는 운수보관업도 금융위기 이후 공급초과 상황에 놓인 가운데 수요도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반면에 정보통신, 사업서비스, 금융보험 등의 업종은 전망을 밝게 봤다.정보통신업은 금융위기 이후 공급측면에서 성장세가 확대됐고, 수익성도 아직 높은 수준이어서 향후 안정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사업서비스업도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전망이 밝다고 평가했다.이 분야에는 흔히 전문직이라고 불리는 법률, 회계, 컨설팅, 연구개발 등 지식기반 업종이 포함된다.보고서는 “사업서비스 국제수지 적자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부문이 장기적으로 국내 생산으로 대체될 경우 성장세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금융보험업의 경우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공급초과 상황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1인당 부가가치 및 임금이 높은 수준이어서 향후 성장세를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보고서는 취약업종의 경우 과잉진입을 억제해 경쟁완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보고서는 “취약업종의 취업·창업 희망자에게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이 매우 낮은 점, 특별한 요인이 없을 경우 생존 가능성이 매우 낮은 점을 명확히 알려 성장 여지가 있는 다른 업종으로 진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성장업종에 대해서는 “경쟁제한적인 규제를 체계적으로 정비해 신규 기업의 진입을 쉽게하고 기존 기업 간 경쟁도를 높여 다양한 서비스 상품이 공급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