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대 저가형 보험상품 활용 '극과 극'

고객유인 마케팅·민원평가 눈가리기로 이용

2015-06-03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보험사들이 저가형 보험상품을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경기 불황이 지속되자 보험사는 신규영업이 어려워지고 소비자들의 보험 해약률은 증가하고 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손해보험사가 출시한지 10년이 지난 연금저축보험의 계약 유지율 평균은 46.68%로 가입자 둘 중 한 명은 해약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한화손해보험 '행복한노후연금보험'의 10년 계약유지율이 35%로 가장 낮았고 LIG손해보험,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흥국화재의 주요 연금저축보험 상품도 40% 이하의 10년차 유지율을 나타냈다. 일부 손보사의 특정 상품이 70~80%대 유지율을 기록한 경우도 있었지만 판매중인 대다수의 상품이 50%대 이하의 유지율을 나타냈다.또한 가장의 사망 이후를 대비하는 종신보험의 경우에도 10년 계약유지율이 30~40%에 불과하다.이에 따라 보장을 최소화해 보험료를 낮춘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AIA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라이나생명 등 중소형 생보사 상품 중 상당수는 월 보험료 3만~5만원대의 저가 보장성보험으로 구성돼있으며, 손해보험사 역시 단순한 상품 비중이 높아졌다.LIG손해보험은 지난해 월 3만원대 보험료로 치과 치료에만 집중 보장하는 상품을 선보이는 등 단순한 구조가 특징이다.보험업계 관계자는 “필요한 보장 내역만을 담은 저렴한 보험 상품을 통해 소비자가 부담 없이 가입할수 있는 상품”이라며 “저렴한 보험상품을 고객에게 선보이게 되면 타 상품에 대한 잠재고객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주요 생명·손해보험사들이 사업비를 절감해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 모바일·인터넷 등 온라인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한편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이 이같은 저가상품을 활용해 가입건수를 올려 민원평가등급을 높이는데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민원평가등급은 전체 계약건수에서 민원건수를 나눠 민원지수를 산출하게 돼 전체 계약건수가 많으면 민원지수는 자연스레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민원발생평가를 실시할 때마다 일부 보험사들이 저가형 보험이나 제휴 보험을 통해 민원 감축 꼼수를 부린다는 의혹이 매번 일고 있다.지난 2013년 일부 보험사들이 임직원들에게 연간 보험료 1000원 미만의 보험 상품을 강제 할당해 의무적으로 판매할 것을 강요하고 이를 민원 감축 수법으로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보험업계 관계자는 “단순보장형 상품의 경우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부분만을 보장해주고 보험료가 얼마 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