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입안 초기 설계 단계부터 국민 참여 필요”

중장기 경제발전전략 세미나…“정책 시장성 검증제 도입해야”

2015-06-03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국민이 초기 단계부터 정책 설계에 참여하는 ‘국민참여 정책입안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시장성 검증제도’를 도입해 정부가 산업정책을 추진할 때 시장성이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와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는 3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연 ‘중장기 경제발전전략’ 정책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안을 제시했다.세미나에 발표자로 참석한 조병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시민 호응이 떨어지면서 정책 실효성 또한 낮아지는 등 정부 신뢰가 하락하는 추세가 보편적으로 자리잡았다”고 진단했다.조 연구위원은 “국민의 실질적 욕구(needs)를 파악하고 정책결정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독일 정부가 운영하는 ‘시민 대화’ 등을 벤치마킹해 한국형 국민참여 정책입안시스템을 제도화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세미나에서는 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 정부의 역할 변화와 새로운 기업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김종일 동국대 교수는 정부의 역할 변화에 대해 “한국 경제가 당면한 문제는 경제 및 산업구조,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구조적인 것으로 이에 대한 시스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김 교수는 이를 위해 “정부가 시장의 조성·분석·감시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산업정책의 유효성을 시장성 기준에서 검토하고 경쟁원리 적용이 가능한 비(非)경제 분야에 대해서도 시장성 검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최성호 경기대 교수는 정부의 기업 정책에 대해 “일관성 있게 통합되지 못하고 관계부처 간, 중앙-지방 정부 간 기능 분담 체계도 확립되지 않았다”면서 “기업정책 총괄 부처를 설정해 조율과 조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최 교수는 또 “기업 관련 핵심 규제개혁을 상시화하고 기업 규모별 정책수립이 필요하다”며 “소기업·자영업은 자생력 회복에, 중소기업은 경제력 제고에, 대기업은 자율성 강화 및 경쟁 촉진에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정수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은 “정부 체계와 제도가 민간 중심의 경제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바뀌지 않으면 경제 저성장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며 “규제 틀을 푸는 순간 경제가 무질서해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정부의 인식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전수봉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급변하는 경제 환경 불확실성 때문에 미세조정의 필요성 증가하고 있고 세계화 시대에 정부보다는 기업이 가진 정보가 우월하기 때문에 정부는 장기보다는 단기 정책 위주로 기업을 지원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정부 측은 ‘지속가능한 보편성장 경제’를 강조하면서 경제시스템 재정비를 강조했다.세미나에 참석한 주형환 기재부 차관은 “우리 경제가 고도성장기를 거쳐 선진국형 구조로 도약하려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인 기업 관련 정책을 체계적으로 개선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경쟁력을 갖춘 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업가 정신을 높이며,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