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1% 오르면 소비 0.02% 줄고 소득차 0.5% 악화”
주택월세 확산으로 가계소비 줄고 소득격차 벌어져
2015-06-04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월세가 1% 오르면 전체 가계의 소비가 0.02% 감소하고 소득격차는 0.5% 악화된다는 분석이 나왔다.한국은행 조사국의 김정성 과장은 4일 발표한 ‘주택시장의 월세주거비 상승이 소비 및 소득분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월세주거비가 오르면 임대인의 소비는 늘지만 임차인의 소비는 위축되는데 전세→월세 전환 가구의 소비성향을 분석한 결과 월세주거비가 소비를 둔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를 회귀분석해 보니 월세주거비가 1% 상승하면 전체 가계의 소비감소 효과는 0.02%인 것으로 집계됐다.소득구간 별로는 월세 1% 상승시 저소득층의 소비가 0.09%나 감소해 타격이 컸고 중소득층은 0.02%로 분석됐다. 고소득층에는 큰 영향을 미지치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런 차이는 저소득층의 월세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소득 하위 20%의 월세 비중은 33%에 달했던 반면 상위 20%의 월세 비중은 8.1%였다.가구주 연령대 별로는 39세 이하 가구의 소비가 0.08%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월세 상승은 임차인의 소비를 줄였지만 임대인의 소비에는 의미를 줄 만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한 임대인의 저축액이 월 평균 285만원 증가하는 등 월세수입의 일부를 저축한 때문으로 추정된다.월세 상승은 소비를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소득 분배 상황도 악화시켰다.소득 상위 20%의 평균소득을 최하위 20%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의 월세주거비에 대한 탄력성은 0.5 정도로 추산됐다.다시 말해 월세가 1% 오르면 소득격차가 0.5%가량 커진다는 의미다.이는 최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월세 비중이 늘어나면서 월세주거비 상승→경직적 지출 확대→재산형성 제약 등의 경로로 소득분배가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김 과장은 여전히 전세 비중이 크기 때문에 월세 상승의 이런 영향이 과도기적 현상인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전제했다.하지만 앞으로 월세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임대주택 공급 확대, 저소득층 소득기반 확충 등의 정책적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