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기관 KISDI, SKT 인력공급소?
2007-02-03 김경식 기자
지난 1월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T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이인찬 기획조정실장을 상무로 영입, 경영경제연구소 정보통신연구실장에 임명했다.
KISDI는 정보통신과 관련된 주요 현안에 대해 정책 결정논리와 방향을 제공하는 국책기관으로 정통부의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민간에 유출돼서는 안될 정책 사항도 다루고 있다.
이 실장은 1987년부터 1994년까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으로 재직했으며 1996년 KISDI에 들어와 정보통신산업연구실장, IT벤처정책연구센터 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감사원 국책사업감사 자문위원도 맡고 있다.
이 실장은 지난해 KISDI가 SKT의 휴대 전화 생산 자회사인 SK텔레텍에 대해 정부 규제지속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프로젝트 등을 수행할 때 기획조정실장을 맡았었다.
당시 KISDI의 이 프로젝트 최종 보고서는 정보통신부에 보고되기에 앞서 SKT로 유출돼 논란을 빚었다.
더욱이 KISDI는 이해당사자인 SKT로부터 10억원의 지원금을 받고 10억원은 추후 또 받기로 해 비난을 산 바 있다.
SKT가 KISDI출신 임원들을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99년 KISDI의 조신 선임연구위원을 영입하는 등 KISDI 연구원 영입에 적극 나서왔다.
조 위원은 현재 SKT의 전략기획부문장(전무)을 맡고 있다.
그 외에도 SKT에는 KISDI출신 상무 이상 임원만 5명 등 총 10여명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SKT가 유독 KISDI 인사영입에 집착하는 것을 두고 “KISDI의 기능과 정보에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국책연구기관인 KISDI가 SKT의 임원양성소냐”고 비난하고 있다.
사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퇴직 전 3년간 속했던 부서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영리 사기업체에 퇴직 후 2년간 취업을 금지하고 있으나, 국책기관 연구원들의 경우 관련법을 적용받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 소장(한성대 교수)은 “정보통신정책결정에 대한 KISDI의 독점적 지위와 통신사업에서 SK텔레콤의 독과점적 지위가 만들어낸 기형적 현상”이라며 “정통부는 중장기적으로 정책결정과 관계된 프로젝트를 관련 분야 교수들에게 돌리는 등 KISDI의 대체제를 만드는데 주력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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