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지표 하락..금통위 영향 주나

2016-06-10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민간소비가 지난달 들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여기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가 확산됨에 따라 이달 소비부문 역시 침체될 것으로 보인다.10일 여신금융협회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의 자료를 종합하면 5월 카드사용액, 유류판매액 등 속보성 소매판매 지표들이 전달보다 악화됐다.카드 사용액 증가세가 둔화됐다.앞서 4월 카드 국내사용액은 전년동월대비 15.4% 증가해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하지만 5월 카드 사용액 증가율은 7.1%로 전달에 비해 반토막 이하로 급감했다. 이마저도 올해부터 본격화된 공과금 카드납부액을 고려하면 실제 카드 사용액은 감소했을 가능성이 크다.지난해 하반기부터 4대보험(건강보험·고용보험·산재보험·국민연금)의 카드납부가 순차적으로 허용되고 올해부터 국세 카드납부 한도가 폐지되면서 공과금 카드결제가 올해 들어 법인 중심으로 크게 늘어났다.실제 4월 카드 사용액에서 공과금 납부액(7조원)을 제외하면 증가율은 7.0%로 낮아진다.저유가 덕에 올해 들어 증가세를 이어가던 자동차용 유류 판매량은 감소세로 전환됐다.휘발유·경유 판매량은 1월 7.3%, 2월 12.1%, 3월 8.6%, 4월 8.7%의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5월 판매량 증감률은 -2.2%를 나타냈다.휘발유 평균가격이 4월 마지막 주 1ℓ당 1509원에서 5월 마지막 주 1ℓ당 1565원으로 56원(3.6%) 오른 점을 고려하더라도 유류판매 감소폭은 컸다.대표적인 내구재인 국산 승용차의 내수판매량(이하 전년 동월 대비) 역시 3월 5.5%, 4월 2.8%의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5월에는 0.2% 감소로 돌아섰다.다만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은 5월 들어 각각 3.6%, 0.3% 증가를 나타내 4월 판매증감률(각각 1.5%, -0.2%)보다 개선됐다.앞서 4월 소매판매는 주택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가전제품 등 내구재 판매가 늘어난 데다 의복 등 준내구재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도 모두 증가해 전체 소매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4.9% 늘어난 바 있다.이를 근거로 정부에서는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라는 경기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그러나 정부의 진단과 달리 카드사용액 등의 판매지표는 민간소비가 한 달 만에 고꾸라졌다.카드사용액 등 소비지표는 광범위한 민간소비 흐름의 전반을 모두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공식 소매판매 통계 집계보다 한두 달 앞서 경기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 등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문제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한 메르스가 소비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5월부터 꺾인 민간소비 회복세가 이달엔 더 큰 타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현재까지 메르스로 인해 경제 전체가 어느 정도의 영향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관광·여행업계와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웃렛 매장 등 유통업계는 이미 메르스의 영향권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지난 5∼7일 제주도를 찾은 유커도 2만명 정도에 그쳐 전주(3만400여명)보다 34%나 감소했고, 메르스 발병 병원이 지역 내에 있는 이마트 동탄점과 평택점의 지난 1∼4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 2∼5일(1일 휴일)보다 15% 이상 급감했다.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8일 열린 중견기업 최고경영자 강연회에서 메르스와 관련해 “소비, 투자심리 위축 등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